MZ 단원 모인 KG필 첫 항해…"쉬운 클래식 기대하세요"

장병호 기자I 2025.01.06 05:30:00

창단 첫 공연 나서는 KG필하모닉오케스트라
18일 롯데콘서트홀서 ''이데일리 신년음악회''
국내외서 실력 인정받는 2040 선발
올해 네 차례 정기연주회 목표
서희태 감독 "대중과 소통에 앞장"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KG그룹 후원으로 운영되는 곽재선 문화재단이 청년 음악인의 꿈을 지원하고 한국 클래식 음악의 미래를 밝히기 위해 창단한 KG필하모닉오케스트라(KG필)가 첫 항해에 나선다. KG필은 오는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025 이데일리 신년음악회’를 시작으로 공식 활동에 들어간다.

KG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서희태 음악감독(가운데), 악장 오현(오른쪽), 첼로수석 정혜윤이 최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KG필 음악감독인 지휘자 서희태(60), 악장 바이올리니스트 오현(40), 첼로 수석 정윤혜(34)를 만나 KG필의 출범을 앞둔 포부와 각오를 들었다. 서 음악감독은 “KG필은 클래식 연주를 기본으로 하면서 대중과의 소통에도 앞장서는 악단”이라며 “MZ 세대 단원들과 함께 다채로운 음악을 들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단원 80명까지 확충 계획

KG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서희태 음악감독(가운데), 악장 오현(오른쪽), 첼로수석 정혜윤이 최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이는 서 음악감독의 남다른 음악 경력에서도 잘 드러난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지휘를 배운 서 음악감독은 2008년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주인공 ‘강마에’의 롤모델로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에 이어 KNN방송교향악단 음악감독을 맡아 클래식과 대중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KG필의 강점은 ‘젊음’이다. KG필은 지난해 10월 21일부터 11월 3일까지 단원 모집을 진행해 공개 오디션을 거쳐 60명의 단원을 모집했다. 20대부터 40대까지 국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젊은 연주자들이 대거 발탁됐다. 추후 80명까지 단원을 확충할 계획이다.

서 음악감독은 “외국에서 유학까지 하고 한국에 돌아온 연주자가 많은데 정작 이들이 국내에서 연주할 기회는 적은 것이 현실”이라며 “젊고 역동적인 오케스트라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KG필의 음악감독을 맡았다”고 말했다. 또한 “클래식에선 콩쿠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경쟁하지 않는다. 앞서나갈 뿐이다’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며 “KG필은 다른 악단과 경쟁하기보다 한 걸음 앞서나가는 단체가 되려 한다”고 KG필이 지향하는 바를 전했다.

◇“클래식 변해야…한발 앞서갈 것”

KG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서희태 음악감독(가운데), 악장 오현(오른쪽), 첼로수석 정혜윤이 최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오현, 정윤혜는 독일에서 유학한 실력파 연주자다. 오현은 서울예고,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학사를 마친 뒤 독일 함부르크 국립음대 석사, 자르브뤼켄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정윤혜는 예원학교, 서울예고, 한예종 영재원 및 학사를 거쳤으며 뤼벡국립음대 석사를 나왔다. 두 사람은 2019년 나란히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지만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을 겪으면서 좀처럼 연주 기회를 갖지 못했다. 힘든 시간을 보내며 느낀 연주의 소중함으로 KG필의 일원이 되기로 결심했다.

오현은 “클래식 연주자가 하고 싶은 음악과 관객이 듣고 싶은 음악은 다르다. 중요한 건 관객이 없는 연주회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라며 “클래식은 변해야 한다. KG필을 통해 새로운 음악을 발굴하며 한 발 앞서 가는 단체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정윤혜는 “생소한 음악을 연주할 때보다 친숙한 음악을 연주할 때 관객의 박수가 더 진심으로 다가온다”면서 “관객이 클래식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2025 이데일리 신년음악회’에서 KG필이 앞으로 보여줄 음악적인 색깔을 확인할 수 있다. 1부는 KG필의 연주로 꾸민다. 베르디 오페라 ‘운명의 힘’ 서곡, 피아니스트 서형민과 협연하는 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모음곡 등을 선곡했다. 서 음악감독은 “클래식을 잘 모르는 이들도 한 번쯤 들어봤을 친숙한 음악”이라고 소개했다. 2부는 KG필이 뮤지컬 배우 겸 가수 배다해, 크로스오버 그룹 포르테나와 함께 뮤지컬 넘버와 가곡 등을 들려주며 행복으로 가득한 새해를 기원한다.

KG필은 ‘2025 이데일리 신년음악회’를 포함해 올해 총 네 차례 정기연주회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정통 클래식은 물론 영화음악, 한국 가곡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서 음악감독은 “공연장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공간에서 관객과 연주자가 가까이 호흡할 수 있는 무대도 구상 중”이라며 “클래식에 대한 선입견을 깨면서 대중에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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