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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 출간되는 ‘문명’은 전염병으로 수십억 명이 사망하고 테러와 전쟁으로 황폐해진 세계를 배경으로 작가의 이전 작품 ‘고양이’(2016)의 주인공인 고양이 바스테트의 모험을 그린다. 고양이의 일차 목표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쥐 떼의 공격을 물리치고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것이지만, 최종 목표는 인류 문명을 대신할 새로운 문명을 건설하는 것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그동안 개미나 고양이 같은 동물, 신이나 천사처럼 초월적 존재를 내세워 새로운 시각으로 인간 세상을 그려왔다. ‘문명’에선 ‘고양이’와 마찬가지로 “이 세상은 인간의 것만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강조한다. 출판사 열린책들 관계자는 “작가는 동물의 입을 통해 단순히 동물권 보호 차원을 넘어 인간 중심주의를 타파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출간된 ‘적의 궤적’은 오쿠다 히데오가 7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소설로 그의 장기인 사회파 미스터리의 정수를 보여준다. 1963년 일본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요시노부 유괴사건’을 바탕으로 죄의 근원을 탐구한다. 일본 현지에서 출간 즉시 아마존 일본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2020년 각종 미스터리 랭킹을 석권했다.
작품은 유괴사건을 둘러싸고 빈집털이범 우노 간지, 경시청 형사 오치아이 마사오, 여관을 운영하는 마치이 미키코의 이야기를 그린다. 추리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범인의 정체보다는 범인이 악행을 저지르게 된 이유에 집중하며 독자로 하여금 범죄가 어떻게 탄생하고, 범죄를 저지른 이의 내면은 어떠한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송태욱 번역가는 옮긴이의 글을 통해 “범인과 세 형사가 헐떡이며 쫓아가는 장면은 압권”이라며 “굳이 영화로 만들 필요가 없을 만큼, 글자는 사라지고 영상만 남는다”고 전했다.
‘적의 궤적’과 같은 날 출간된 ‘불안한 사람들’은 데뷔작인 ‘오베라는 남자’로 전 세계 1300만 독자를 사로잡으며 베스트셀러 작가로 떠오른 프레드릭 배크만의 신작이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도시에서 6500크로나(한화 약 88만원)를 훔치려는 은행 강도가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유쾌한 웃음과 눈물 섞인 감동으로 풀어냈다. 출간과 동시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프레드릭 배크만은 ‘세상에는 당신 말고도 수많은 바보들이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소설로 독자에게 위로를 선사했다. 신작에서는 겉으로는 어엿한 어른이지만 그 속에는 어린아이와 같은 불안함을 지닌 인물들을 통해 독자와 깊은 공감대를 자아낸다. 다산북스는 “이번 작품은 개성이 제각각인 여러 명이 유기적으로 촘촘히 연결돼 있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우리들의 실제 인생과 더욱 닮아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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