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모습만 보면 마치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소추안이 기각된 분위기지만, 아직 달라진 것은 없다. 윤 대통령 석방의 결정적인 이유는 검찰이 구속기한 계산을 느슨하게 한 절차적 문제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권 문제 때문이었다. 탄핵심판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비상계엄과 내란 혐의에 대한 판단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도, 내란 혐의에 대한 형사재판도 그대로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사회적 갈등은 더 커졌다. 최근 단국대 분쟁해결연구센터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조사에서 한국의 전반적 갈등 상황에 대해 ‘매우 심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88%에 달했다. 이는 2008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치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인 2016년(83%)보다 높다. ‘줄탄핵’ 등 야당의 잘못이 크지만, 그렇다고 정부·여당이 적극적으로 협치나 갈등조정 노력을 한 사례도 찾기 어렵다.
탄핵심판 결과가 나오기 전 윤 대통령이 지지자 결집을 위해 돌출행동이나 돌발발언을 할 경우 진보-보수 갈등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보다 더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면 윤 대통령이 탄핵심판이 기각돼 돌아와도 사실상 국정운영이 불가능한 ‘정치적 내전상태’로 남은 임기를 보내게 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탄핵심판 최후 변론에서도 승복이나 화합의 메시지를 포함하지 않았다.
내란에 대한 판단에 앞서 이 모든 혼란의 시작은 윤 대통령이 발동한 12·3 비상계엄 때문이다. 국민의힘 의원 중 누구도 차마 비상계엄이 정당했다고 말하는 이는 없다. 윤 대통령이 헌재의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직접 말하기는 어렵겠으나, 최소한 탄핵심판이 나올 때까지는 지지층 결집을 위한 발언·행동은 없어야 한다. 이는 돌아올 수도 있는 윤 대통령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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