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월드’ 개막…관세 정책 따른 환율 변동성 주의[주간외환전망]

이정윤 기자I 2025.01.19 07:00:00

지난주 美물가 둔화 등에 1450원대로 하락
트럼프 취임 첫날 ‘보편 관세’ 발표 주목
FOMC 앞두고 연준 ‘블랙아웃’ 기간
BOJ 금리 결정·한국 작년 4분기 GDP 관심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오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초기 행보에 온 세계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주는 경제 지표보다는 정치 이벤트에 좌우되며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겠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첫날부터 ‘보편 관세’를 비롯한 다수의 행정명령을 시행할 것으로 보고, 환율의 단기 추세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초반까진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1470원대 고환율 흐름이 나타났으나, 주 중반 이후 미국 물가 둔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의 금리 인하 발언,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절차 집행, 한국은행 금리 동결 등에 환율은 1450원대에 안착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취임

트럼프의 당선인의 취임식이 열리는 마틴루터킹 데이는 공휴일로 뉴욕증시와 채권시장은 휴장한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선서 및 연설은 우리나라 시간으로 21일 새벽 2시에 진행된다.

지난주 트럼프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직접 통화까지 한 만큼, 이번주 당장 대중 무역 공세의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지는 않는 분위기다. 트럼프는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60%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말해왔다.

실제로 트럼프 1기 미중 무역 분쟁 기간동안 원화는 약세 압력을 피하지 못했다. 2018~2019년 미중 부역 분쟁 발생 당시 원화는 아시아 통화들 중에서 8% 하락하며 절하 폭이 강했다.

한국은 대만을 제외하고 단일국가로 중국향 수출액이 가장 많기에 원화 가치와 중국향 수출의 상관계수도 가장 높은 모습이다. 트럼프 신정부 출범 이후 격화될 미중 무역 분쟁은 한국의 중국향 수출 둔화를 야기해 원화 가치 하락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은 고관세, 확장 재정, 반이민 정책으로 구분할 수 있다. 관세 인상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관건은 적용 국가 및 품목 범위다. 보편 관세가 아닐 경우 단기 성장과 물가 하방 압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반이민은 신규 유입은 제한하겠으나, 기존 불법 이민자 추방은 예산 문제로 더딘 속도가 예상된다. 에너지 생산도 규제 완화에도 생산 확대에는 시차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다음주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연준 위원들이 통화 정책에 대해 공식적인 코멘트를 할 수 없는 블랙아웃 기간이다. 또 중요한 경제 지표는 없는 주간으로 전체적으로 매크로는 별다른 이슈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눈치보는 BOJ

오는 24일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회의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우세하다고 보고있으나 동결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BOJ와 시장 간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정책 결정 신뢰도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엔화 절하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 확대에도 트럼프 정책에 따른 대외 경기 하방 위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금리 인상 시 추후 점진적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시사를 통해 시장 충격을 반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금리 인상 전망이 컨센서스로 형성된만큼 실제적인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추가적인 엔화 강세는 소폭에 그칠 전망이다.

금리 동결 시 3월 이후에는 정책 조정 가능성 표출하며 엔화 약세 압력을 누그러뜨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트럼프 취임 후 정책 발표를 확인한 뒤 시장 움직임에 따라 BOJ가 금리 결정을 할 가능성도 높다.

23일에는 한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발표된다. 한국 2024년 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대비 0% 초반이 예상돼, 성장세 회복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내 정치 불확실성에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 위축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은도 이미 경기 하방 위험을 인식한 만큼 통화완화 기조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번주 환율은 1450~1460원대 박스권이 연장될 것”이라며 “대내 정치 불확실성은 정점을 통과해 이에 따른 추가적인 원화 약세는 제한되겠으나, 금융시장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외국인 투자자들의 유입 재개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은 달러화와 연동돼 점진적인 트럼프 트레이드 되돌림 기대는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사실상 확정적인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 원화 가치 절하 환경이 강해진 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올해 평균 환율은 1395원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사진=NH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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