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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우리금융은 지금 폭풍전야…이복현에 쏠린 눈

김국배 기자I 2025.01.26 08:00:06

금감원, 손태승 전 회장 불법대출 중간결과 4일 브리핑
''매운 맛'' 예고해온 이복현 원장 참석해 모두발언
생보사 인수 영향 미칠까…우리금융은 승인 신청서 내
금융위는 미묘하게 다른 기류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금융감독원이 다음달 4일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불법대출 사건과 관련한 중간 검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이미 작년부터 ‘매운 맛’ 결과를 예고한 터라 우리금융 안팎에선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언론 브리핑엔 이 원장이 직접 모두 발언을 하기로 돼 있어 어떤 발언을 내놓을 지도 주목된다.

이복현 금감원장. (사진=연합뉴스)
이 사건이 지난해 금융권을 떠들썩하게 만든 건 횡령액 때문이 아니다. 지주회장의 제왕적 권력, 우리금융 내 출신 은행간 파벌주의 등이 내부통제 부실이라는 운영 리스크로 나타났다는 점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졌다. 검찰은 “회장을 정점으로 친인척 대출 브로커와 은행 고위 임원이 결탁한 조직적 대출 비리”라고 정의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긴 하지만 우리금융이 재발 방지를 위해 다양한 자구책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우리금융이 가장 염려하는 건 검사 결과가 동양생명·ABL생명보험 인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검사 결과에 따라 나오는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인수 승인을 좌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생보사 인수를 위해서는 직전 검사 때와 같이 2등급 이상을 받아야 승인 가능성이 높아질텐데, 이번 경영실태평가부턴 내부통제 배점 비중까지 기존 5%에서 15%로 올라가버렸다. 만약 승인이 나지 않는다면 종합금융그룹으로 거듭나려는 우리금융으로선 사건 자체만큼이나 뼈아픈 결과다.

인수 승인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금융은 지난 16일 금융당국에 인수 승인 신청서를 냈다. 계약일로부터 1년 안에 인수를 마치지 못할 경우 계약이 파기될 뿐 아니라 인수가의 10% 규모인 계약금도 날리게 되는 만큼 더는 지체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두 생보사를 인수하기로 하고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했었다.

다만 최종 결정을 하는 금융위원회의 기류는 금감원과는 미묘하게 다르다는 얘기도 들린다. 규정상 경영실태평가에서 2등급을 받아야 하는 것은 맞지만 3등급 이하를 받더라도 금융위 승인이 있으면 인수가 가능하단 말도 흘러나온다. 또 금융위에선 금감원이 전임 회장 때 일로 임 회장의 책임까지 묻는 건 과도하단 시각이 존재한다. 임 회장은 금융위원장 출신이다. 반면 이 원장은 “임종룡 현 회장 재임 시에도 부당 대출이 있었던 사실을 발견했다”며 강경 발언을 이어왔다. 인수 승인 여부는 금감원 검사 결과에 따른 건전성 부분이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절차에 따라 심사를 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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