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폭염 속 250번째 생일 맞은 美…퍼레이드 취소, 정치 분열도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성주원 기자I 2026.07.05 08:35:47

폭염 속 트럼프, 링컨기념관서 대선 캠페인식 연설
허드슨강엔 범선 48척 집결…韓 문무대왕함도 참가
백인민족주의단체 등장·민주당 성향 州 불참 ‘균열’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미국이 4일(현지시간) 건국 250주년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축하 행사를 열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 링컨기념관에서 연설한 뒤 85만 발이 넘는 불꽃놀이로 밤을 장식한다. 다만 동부 지역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염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색채를 둘러싼 논란이 겹치며 축제 분위기는 엇갈렸다.

4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에서 드론쇼가 펼쳐지고 있다. (사진=로이터)
4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에서 드론쇼가 펼쳐지고 있다. (사진=로이터)
폭염에 퍼레이드 취소…온열질환자도 잇따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의 낮 최고기온은 39도(화씨 102도)까지 올랐다. 뉴욕타임스(NYT)·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워싱턴 약 34.4도, 뉴욕 30.5도, 보스턴 31.1도, 애틀랜틱시티 35도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워싱턴 기온이 100도를 넘은 가운데 탈진·탈수 증세로 쓰러지는 사람들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전날 ‘그레이트 아메리칸 스테이트 페어’ 행사에서는 온열질환자가 44명 발생해 11명이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폭염 여파로 국립공원관리청(NPS) 주최 독립기념일 퍼레이드는 취소됐다. 워싱턴 주민들에게는 창문을 닫고 헤파(HEPA) 필터가 달린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라는 권고까지 나왔다고 WSJ는 전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는 독립기념일 집회를 앞두고 B-52 전략폭격기, B-1B 랜서, B-2 스텔스 폭격기가 워싱턴기념탑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는 독립기념일 집회를 앞두고 B-52 전략폭격기, B-1B 랜서, B-2 스텔스 폭격기가 워싱턴기념탑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트럼프 “107도라도 긴 연설”…백인민족주의단체도 등장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노스다코타에서 “체감 107도라도 나가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아주 긴 연설을 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0시(한국시간 5일 오전 11시)부터 기조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집권기 성과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행사에는 백인민족주의 단체 ‘패트리엇 프런트’ 회원 수백 명도 등장했다. 이들은 단체 복장을 입고 지하철을 이용해 워싱턴에 도착했으며 일부는 남부연합기를 들고 유니언역 앞에서 행진했다고 WSJ는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경찰은 폭력 신고는 없었다.

행사 성격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코네티컷·일리노이·매사추세츠 등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주들은 트럼프 측 ‘프리덤 250’이 주관한 박람회에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다.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자의 4분의 3, 공화당 지지자의 절반이 250주년 기념행사가 지나치게 정치화됐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JD 밴스 부통령은 이날 뉴욕에 정박한 함정에서 “여러분은 오늘 소수지만 목소리는 큰 몇몇 사람들이 우리 나라의 위대함이 아니라 결점만을 집요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로이터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링컨기념관 리플렉팅 풀 복원 사업에 약 1500만달러(약 230억원)가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조류(algae)가 낀 수면과 벗겨진 도료는 논란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에어포스원에 탑승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에어포스원에 탑승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AFP)
뉴욕엔 범선 48척…한국 문무대왕함도 관함식 참가

뉴욕에서는 20개국에서 온 대형 범선들이 허드슨강을 수놓았다. 주최 측 ‘세일포스(Sail4th 250)’에 따르면 48척의 범선이 참가했다. 가장 큰 범선은 길이 300피트(91.4m), 높이 200피트(61m)에 달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범선 중 한 척에는 독립선언서 전문이 실린 1776년 7월 보스턴 가제트 신문이 실려 있었다.

범선 퍼레이드에 앞서 열린 국제관함식에는 미 해군 및 외국 군함 50여척이 참가했다. 1975년 취역해 내년 퇴역하는 미 해군 최장수 항공모함 니미츠호도 위용을 드러냈고, 한국 해군 구축함 문무대왕함(DDH-Ⅱ, 4400t급)도 참가했다. JD 밴스 부통령은 강습상륙함에 승선해 각국 함대를 사열했다.

세일포스 측 빌 암스트롱 비서(전 미 해군 대령)는 “다음 세대 가족들을 위한 장관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소형 범선 퍼레이드에 참가한 전 코네티컷주 상원의원 스콧 프란츠는 “수백만 명이 해안가에서 경적을 울리고 손을 흔들며 애국심을 표출하는 모습이 생생했다”고 전했다.

강습상륙함 USS 키어사지(LHD-3)가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독립기념일과 건국 250주년을 맞아 열린 ‘세일 250’ 해상 퍼레이드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강습상륙함 USS 키어사지(LHD-3)가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독립기념일과 건국 250주년을 맞아 열린 ‘세일 250’ 해상 퍼레이드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불꽃놀이 85만 발…“세계 최대 규모”

트럼프 대통령 연설 후에는 불꽃놀이가 이어진다. 주최 측 ‘프리덤 250’은 85만 발이 넘는 불꽃을 쏘아 올리겠다고 밝혔다. WSJ는 이번 불꽃놀이가 통상 독립기념일 행사의 두 배 길이인 35분간 진행된다고 전했다. 국립공원관리청은 이번 불꽃놀이로 워싱턴 도심에 수 시간 동안 대기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NYT는 전했다.

필라델피아에서는 250주년을 기념해 타임캡슐이 인디펜던스 국립역사공원에 묻혔다. 캡슐에는 아이폰17 프로맥스 등 현재를 상징하는 물품이 담겼으며, 건국 500주년인 2276년 개봉될 예정이다.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몬티첼로에서는 75명이 새로 미국 시민이 되는 귀화식이 열렸다.

폭염과 정치적 논쟁이 뒤섞인 이번 250주년 행사는 미국 사회가 통합보다는 분열된 자화상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에서 시민들이 축하 비행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에서 시민들이 축하 비행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