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등 석유류 저장시설 토양오염 심각…'배관누출'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주유소 등 석유류 저장 시설의 토양 오염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배관과 탱크 등의 관리가 제대로 안 돼 유류가 누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특정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 중 지난해 정기·수시검사 대상 8245개 시설에 대한 토양 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238개(2.9%) 시설이 토양오염 우려 기준을 초과했다고 6일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특정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은 총 2만2868개로, 유독물 제조ㆍ저장시설 421개를 제외한 대부분이 석유류 저장 시설이었다. 이 중 주유소가 1만5112개로 전체 시설 중 66.1%를 차지했고, 제조 및 생산활동과 관련해 석유류를 저장하는 산업시설이 4567개, 아파트와 백화점 등 난방을 위해 석유류를 저장하는 기타시설이 2768개였다.

조사 결과 토양오염 우려 기준을 초과한 시설은 주유소가 202개로 가장 많았다. 조사 대상 주유소의 3.4%가 법적 기준을 초과했다. 산업시설과 기타시설은 각각 21개(1.4%), 15개(1.9%)를 기록했다.

오염물질은 유류 성분이며, 유독물시설 116개 중에서는 기준을 초과한 시설이 없었다.

한편, 1724개 시설을 대상으로 시행한 누출검사 결과 78개(4.5%) 시설이 부적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누출검사는 저장시설 설치 후 10년이 지난 때부터 8년에 1회 시행되는 것이다.

시설별로는 주유소 615개 중 34개(5.5%), 기타시설 913개 중 40개(4.4%), 산업시설 196개 중 4개(2%)가 부적합했다. 이 중 주유소는 배관 누출이 61.8%, 탱크 누출이 11.8%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결과 토양오염 우려 기준을 초과하거나 누출검사 결과 부적합으로 판정받은 시설에 대해서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정밀조사와 정화조치 명령을 내렸다.

환경부 관계자는 “토양오염 예방을 위해 지난 6월부터 주유소에 이중벽 탱크, 이중배관 등의 설치를 권장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이중배관 설치 대상시설을 확대하고, 효과적으로 시설 설치를 하도록 권장하고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