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마다 제각각인 신용융자 이자율…최대 2배 차이

김성훈 기자I 2019.02.15 04:30:00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천차만별
조달·가산금리, 이자율, 기간 ''제각각''
단기투자 케이프證 8.5% 가장 높아
장기투자 DB금투 11% 최고 이자율
가산금리 최저 이자율比 2~3배 높아
하락장 때 원금손실·이자부담 이중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증권사에 돈을 빌려 주식을 매매하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올해 첫 1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증권사마다 매기는 이자율이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에게 고금리를 매겨 증권사 배를 불린다는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4일 한국금융투자협회가 공개한 신용거래융자 현황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23곳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평균은 7.43%(대출기간 한 달 기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인하에 나섰지만 시중금리를 떠올리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증권사들은 한 달을 △7일 △15일 △30일 등 3개 단위로 나누고 이후 6개월까지 매달 다른 이자율을 적용한다. 증권사들은 신용공여 시점부터 상환 기간에 따라 이자율을 다르게 적용하는 ‘체차법’과 상환 시점에 따라 전체 이자를 소급해 계산하는 ‘소급법’을 사용한다.

예컨대 동일한 이자율(1~7일 4%·8~15일 5%)을 책정한 두 회사에 100만원을 빌려 15일 후 상환한다면 소급법(2055원)이 체차법(1863원)보다 10.3%를 더 부담해야 한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내는 이자 격차는 더 벌어진다.

조달금리와 가산금리 비율도 따져야 한다. 조달금리는 증권사가 다른 곳에서 돈을 빌릴 때 낸 금리다. 가산금리는 증권사가 투자자들에게 돈을 빌려줄 때 붙인 금리다. 가산금리를 많이 받는 증권사일수록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쓴다고 볼 수 있다.

국내 23개 증권사별 신용거래융자 이자비용(100만원 기준)현황(단위=원·자료=한국금융투자협회)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대표이자율 기준)이 제일 높은 곳은 케이프투자증권(8.5%)으로 나타났다. 100만원을 일주일간 빌리면 이자로 1630원을 내야 한다. 이자율이 4.3%로 가장 낮은 KB투자증권(824원)과 비교하면 2배 가까운 차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8~15일 구간에서도 8.5%(누적기준 3493원)의 이자율을 소급 적용해 동(同)구간 최저 이자율을 기록한 신한금융투자(5.8%·2114원)보다 약 65% 높은 수준을 보였다. 케이프투자증권이 단기 투자자들을 상대로 수익을 내는 전략을 구사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120일 이상 장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DB금융투자와 KTB투자증권이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DB금융투자는 120일 이상 신용거래융자때 11%를 소급 적용해 업계 최고 이자율(100만원 누적기준 3만2548원)을 기록했다. 업계 최저인 KTB투자증권(6.6%·2만1698원)과 비교하면 50% 가까운 격차다. 이자율 격차는 기간이 길어지면 최고 66.7%까지 더 벌어졌다.

이자율 격차의 원인은 가산금리다. 실제로 케이프투자증권과 KB증권이 2%대 조달금리를 적용했지만 케이프투자증권은 6%대 가산 금리를 매기면서 KB증권(2.18%) 보다 2.8배나 높았다. DB투자금융도 가산금리를 8%대 중반으로 책정한 반면 KTB투자증권은 4.15%를 적용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용거래융자는 오르면 큰 수익을 볼 수 있지만 떨어질 경우 원금 손실은 물론 이자까지 부담 해야하기 때문에 위험이 큰 투자방식이다”며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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