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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7일 오후 홍남기 경제부총리 주재로 제2차 대외경제안보 전략회의를 열고 △요소수 품귀 사태 △미국 정부의 반도체 정보 제공요청 관련한 대응 방향을 논의한다.
대외경제안보 전략회의는 경제·기술·안보 등이 연계된 글로벌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홍 부총리 주재로 열린 장관급 협의체다. 경제 관련 부처 장관과 외교·안보 부처 장관 및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위원 등이 참석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요소수 대책이 본격 논의될 예정이다. 요소수는 디젤차 배출가스를 줄여주는 액체다. 롯데정밀화학(004000)·KG케미칼(001390) 등 국내 업체들이 석탄이나 천연가스에서 뽑아내는 요소(암모니아)를 수입해 증류수를 섞어 만든다. 요소 제조는 어렵지 않지만 중국산이 저렴하기 때문에 대부분 수입한다. 지난 1~9월 요소 수입 물량의 97%가 중국산으로, 중국 의존도가 높다.
중국은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해 요소를 생산한다. 최근 호주가 중국에 코로나19 책임론 등을 제기하자, 중국은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는 ‘경제보복’에 나섰다. 이후 중국내 석탄 공급이 부족해지자 중국은 지난달 15일부터 자국 요소 제품에 대한 수출 검사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요소 수출이 어렵게 되자, 한국 시장에 불똥이 튄 것이다.
국내 산업계는 이미 패닉 상황이다. 롯데정밀화학(004000) 등 국내 업체들은 이달 말까지만 요소수 생산이 가능한 재고량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중에 요소를 확보하지 못하면 내달부터는 시중에 요소수 공급이 완전 중단될 우려가 크다.
트럭에 넣을 요소수가 없어지면 택배 운송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쿠팡, 한진(002320), CJ대한통운(000120) 등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현대차(005380) 등 완성차 업체도 좌불안석이다. 경유차를 생산하고도 출고를 하지 못하거나 생산 차량을 운송할 트럭 운행이 중단될 수 있어서다. 요소수 구하기가 힘들어지면서 현대모비스(012330) 등 서비스센터의 차량 정비 서비스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건설기계협회, 대한건설기계협회에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굴착기, 휠로더 등 건설장비 대부분이 디젤엔진이어서다. 하루 단위 계약으로 현장에 투입되는 굴착기 기사들은 요소수를 직접 사야 해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대형 굴착기는 하루에 요소수 10ℓ 1통이 필요하다.
제철소에서 요소수를 사용하는 포스코(005490), 화력발전소에 요소수를 쓰는 한국전력(015760)도 요소수 재고가 충분치 않아 대책을 검토 중이다. 한국비료협회 등 농업계에서는 비료 생산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요소가 화학비료의 핵심 성분이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석유관리원,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에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해외 요소수를 국내에 들여오려면 제조기준 적합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 두 기관이 관련 검사기관이어서다.
◇“中 부두에 나와 있는 요소 있어 통관 요청”
정부는 이같은 산업계 상황을 고려해 전방위 대책을 검토 중이다. 지난 2일 국무조정실 주재 회의에서는 △중국 측에 신속한 검사 등 협조 요청 △러시아 등 요소 수입선 다변화 △산업용 요소를 차량용으로 전환 △매점매석 등 불공정거래 행위 방지 등을 논의했다.
김부겸 총리는 지난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지금 검역을 위해 부두까지 나와 있는 물품이 있어 그것에 대한 통관부터 (중국에) 요청을 했다”며 “중국만 보고 있을 순 없으니까 중동국가 등 몇몇 국가에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방법을 찾아보려 한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매점매석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전부 확인을 할 것”이라며 “또 물류 자체를 마비시킬 순 없으니까 이 시기에 환경부가 일정부분 과도적 조치를 취해줄 것이 없는지 하는 부분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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