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학가에 따르면 수도권 소재 10개 대학 중 8개 대학에서 총학생회선거 출마자가 나와 선거가 진행 중이거나 마무리됐다. 이는 지난해 총학생회 선거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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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고려대·광운대·세종대·연세대·중앙대의 경우 그간 총학생회 없이 비대위가 운영됐지만 올해는 출마자가 나왔다. 심지어 고려대는 올해 2팀의 출마자들이 나와 총학생회 선거가 경선으로 치러지게 된다. 올해 총학생회장으로 출마한 A씨는 “학생 자치활동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가 많기 때문에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며 “올해 총학생회의 부재로 하지 못했던 자치활동이 많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대학가에 총학생회 조직 분위기가 형성된 배경으로는 오리엔테이션·MT·축제 등 자치활동에 대한 많은 관심이 커진 점이 꼽힌다. 캠퍼스 대면활동이 확대되자 오리엔테이션, 축제 등 그간 제약 받았던 행사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그 구심점으로 총학생회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등록금 인상 조짐을 보이는 점도 총학생회(총학)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총학이 꾸려진 대학에선 사립학교법에 따라 등록금을 결정하는 교내 ‘등록금심의위원회’에 총학 회장단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 총학 선거 무산으로 만들어진 임시기구(비대위)보다는 총학이 조직된 상태에서 학교 측과 등록금 협상을 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 지역의 한 대학 총학생회에서 비대위에서 활동했던 이모(26)씨는 “비대위는 인력이 없어 단과대 학생회에서 지원을 받아 겨우 운영된다”며 “그러다 보니 가장 필요한 업무만 처리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는 비대위가 학생들의 선거로 당선된 학생회가 아니기에 학교 본부와의 협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씨는 “비대위는 총학처럼 학생들에 의해 선출된 기구가 아니기에 학생 지지가 부족하다”며 “그러다보니 학교본부가 간섭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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