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이냐, 인하냐…긴장감 감도는 올해 첫 금통위

유준하 기자I 2025.01.16 05:00:00

금통위, 16일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서 금리 결정
채권시장 전문가 60% ‘동결’vs금통위폴 90% ‘인하’
“인하 나와도 재료소멸 부담, 동결해도 소수의견”
현 상황서 내수 진작 효과적인 정책 두고 의견 ''분분''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올해 첫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오늘(16일) 열리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하·동결 여부에 대한 시장 전망이 양측 모두 팽팽하다.

금리 시장에선 지난주 초만 해도 인하 전망이 다소 우세했으나 지난 주말 미국의 고용지표가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이후 글로벌 금리 상승과 강달러 현상이 부각되며 동결에 대한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12월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인하 전망 팽팽 “결국은 1분기 내 인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앞서 이데일리가 실시한 전문가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11명 중 9명이 기준금리를 연 3.0%에서 연 2.75%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하 결정 의견 가운데 전문가 8명은 금통위원의 금리 동결 소수의견이, 나머지 1명은 만장일치가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2명이었다.

반면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월 채권시장 지표(BMSI)’에 따르면 지난 3~8일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55개 기관, 100명)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60%는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다만 직전월 집계된 83% 대비 23%포인트 낮아졌다.

이처럼 기준금리 인하와 동결 여부를 놓고 시장 참여자들의 전망은 팽팽하다. 최근 12·3 계엄과 탄핵사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대내외로 정치·경제 변수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시기가 오는 6월로 지연되는 상황도 부담이다.

다만 국내는 결국 1월 또는 2월에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부분에 대해선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들이 동의하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한 채권 운용역은 “주변에 1~2월 중 1회 기준금리 인하한다는 것에 의구심을 갖는 플레이어는 없다”면서 “동결해도 소수의견 등으로 도비시(비둘기파)한 금통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오는 4월 금통위까진 다소 시간이 걸린다”며 “인하 재료 소멸도 시장에선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사진=로이터)
◇현 상황서 韓 내수 진작 수단…통화정책이냐, 재정정책이냐

기준금리 동결과 인하 각각의 전망들 논거를 살펴보면 우선 동결 측은 여전히 진행 중인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미국 물가 우려 재점화, 오는 20일 취임식을 앞둔 트럼프의 초기 정책 집행 효과 등을 고려할 때 1월을 인하 시기로 잡기엔 불투명한 변수가 너무 많다는 점을 지적한다.

또한 지난 11월 말 금통위서 이례적 2회 연속 인하를 한 만큼 현 금통위서의 3회 연속 인하라는 부담을 한은이 지겠느냐는 반론도 나오는 상황이다.

반면 인하 측은 산업활동동향에서의 생산·투자 역성장,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9개월 연속 하락 등 내수 둔화에 따른 정책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다만 한국의 내수 진작 효과를 두고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중 어느 정책이 더 효과적이라는 데에는 다소 논쟁의 여지가 있다.

허준영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은 미국과 달리 금리를 인하했을 때 소비가 늘어날 수 있는 여력이 어느 정도 있을 지에 대해선 사실 의문이 있다”면서 “물론 동결보다 늘어나는 효과는 있겠지만 얼마나 큰 효과가 있을지는 고민”이라고 전했다.

이어 “내수는 결국 소비와 투자인데 투자의 경우 금리의 함수이기도 하나 불확실성의 함수이기도 하다”면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과 트럼프 불확실성이 금리 인하로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식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둘 다 내수 진작을 할 수 있는 수단이나 재정정책은 인사이드-랙(lag)이 길고 아웃사이드-랙이 짧은 반면, 통화정책은 인사이드-랙이 짧고 아웃사이드-랙이 길다”면서 “인사이드 랙은 결정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고 아웃사이드 랙은 결정 이후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정치적 상황을 보면 재정정책은 여야 합의가 이뤄져야 할텐데 잘 안되니까 인사이드-랙이 길어서 가능성이 별로 없는 상황”이라면서 “금리는 내릴 수야 있겠지만 지금 미국의 인플레이션 재발이 우려되는 만큼 금통위를 지켜봐야겠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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