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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담은 2022년 1월 안토니 블링켄 국무장관과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제네바에서 만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미러 고위 외교관 간 첫 공식 회담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우크라이나에서 3년간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한 이후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러시아 측에서는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보좌관 등이 동행했다.
이어 “각자 고위급 팀을 임명해 영속적이고, 지속가능하며 양측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가능한 한 빨리 우크라이나 분쟁을 종식할 길을 만드는 노력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분쟁의 성공적인 종식 이후 발생할 상호 지정학적 이해와 역사적인 경제 및 투자 기회에 대한 향후 협력의 토대를 마련하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이번 회담이 첫걸음으로, 향후 더 발전되기를 기대했다. 브루스 대변인은 “한 번의 전화 통화와, 한 번의 회의만으로는 지속적인 평화를 구축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우리는 행동해야 하며, 오늘 우리는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살육을 멈추길 원한다”면서 “미국은 평화를 원하며, 세계에서 그 힘을 각국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데 쓰고 있다”고 밝힌 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그에 동의하게 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지도자”라고 주장했다.
이번 회담은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유럽연합(EU)이 빠진 채 이뤄졌던 만큼 이들 국가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튀르키예를 방문해 “우리는 사우디에서 열리는 미·러 회의에 초대받지 못했다”며 “우리에겐 놀라운 일이었고 다른 많은 이들에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협상이 “주요 주체들의 등 뒤에서 이뤄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떤 결정도 “우크라이나에 강요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를 겨냥할 수 있는 추가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밝혀 제재를 시사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도 이날 현지 매체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손에 쥐고 있는 강력한 카드를 내주는 건 현명하지 않다”며 제재 완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루비오 장관은 회담 후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모든 당사자의 양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에) 제재를 부과한 다른 당사자들이 있다”며 “유럽연합(EU)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일정 시점에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