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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대응 인력 수천명 자르려던 트럼프…美법원 “법 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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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I 2026.09.13 08:2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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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안보부가 FEMA 인사 권한 침해했다고 판단
내년 인력 1만1383명 계획…기존의 절반 수준
구제조치·제재는 다음달 별도 결정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방재난관리청(FEMA) 인력을 절반으로 줄이도록 한 조치가 현행법을 위반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허리케인 등 대형 재난 대응을 담당하는 FEMA의 인사 권한을 상급 기관인 국토안보부가 침해했다는 판단이다.

일랜드 더블린에 위치한 아일랜드 주재 미국 대사 관저인 디어필드 레지던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대사관 직원 및 기업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연설을 하는 동안 골프채를 든 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일랜드 더블린에 위치한 아일랜드 주재 미국 대사 관저인 디어필드 레지던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대사관 직원 및 기업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연설을 하는 동안 골프채를 든 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수전 일스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전날 트럼프 행정부가 FEMA에 인력 절반 감축을 지시하는 과정에서 법을 어겼다고 판결했다.

일스턴 판사는 국토안보부가 FEMA의 자체 인사 권한을 사실상 빼앗고 재난 대응 인력 수천명을 줄이는 방향으로 기관을 압박한 것은 불법이라고 판단했다.

FEMA는 국토안보부 산하 기관이다. 그러나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 제정된 연방법은 국토안보부가 FEMA의 권한과 책임, 기능을 실질적이거나 중대하게 축소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조 측은 국토안보부가 지난해 재난 발생 때 투입되는 비상근 예비인력 수천명의 임시계약을 FEMA가 갱신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이 규정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노조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일스턴 판사는 판결문에서 국토안보부가 기존 방침을 뒤집고 FEMA의 계약 갱신 권한에 제한을 둔 과정에 대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졌다는 증거가 기록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인력 감축을 되돌리는 구체적인 구제조치나 제재를 명령하지 않았다. 일스턴 판사는 다음달 별도 판결에서 이를 다루겠다며 노조 측에 필요한 구제조치의 범위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원고 측을 대리한 진보 성향 법률단체 ‘데모크라시 포워드’는 판결을 환영했다. 스카이 페리먼 데모크라시 포워드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의회는 재난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비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임무를 고려해 FEMA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도록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대규모 연방정부 인력 감축을 둘러싼 법적 다툼의 하나다. 노조들은 지난해 제기한 관련 소송을 올해 1월 수정해 FEMA 인력 감축 문제를 추가했다.

노조 측은 FEMA 인력 감축이 핵심 재난 대응 기능을 훼손하고 의회 승인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감축 방침이 FEMA 내부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당시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의 지시에 따라 추진됐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FEMA가 적정 인력 규모를 결정할 상당한 재량권을 갖고 있다고 맞서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FEMA를 폐지하고 각 주 정부가 재난 대비를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FEMA 운영을 재검토할 위원회도 설치했다.

일스턴 판사는 지난 6월에는 FEMA가 적어도 일시적으로 감축 계획에서 물러났다며 인력 감축을 즉각 중단해달라는 노조 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판결에서는 FEMA가 다시 인력 감축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FEMA가 다음 회계연도 인력을 1만1383명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종전의 약 절반 수준이다. 일스턴 판사는 FEMA가 이 숫자를 정한 근거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별도 결정에서 FEMA와 국토안보부 관계자들이 개인 휴대전화의 메신저 앱 ‘시그널’로 인력 감축 문제를 논의한 뒤 메시지를 삭제한 점도 문제 삼았다.

일스턴 판사는 삭제된 메시지가 이번 소송과 관련성이 있었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해당 메시지들이 정부 측에 불리한 내용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겠다고 밝혔다. 불법적인 인력 감축 과정에 관한 추가 증거가 담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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