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한파에…"모빌리티가 기회" 전장 힘주는 삼성전기·LG이노텍

공지유 기자I 2025.01.13 05:58:00

IT 업황 부진·경쟁 심화에 실적 기대↓
올해 모빌리티 등 고수익 시장 공략
삼성전기, 전장 MLCC·패키지기판 확대
LG이노텍, 센싱·통신 등 車 부품 강화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 수요 감소로 삼성전기(009150)·LG이노텍(011070) 등 국내 주요 전자 부품업계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사는 올해 전장 부품 등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신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LG이노텍 부스 전경.(사진=LG이노텍)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 및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6조3102억원, 3049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은 16.52%, 영업이익은 36.9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아이폰16 시리즈 판매 부진에 더해 최근 들어 대만 폭스콘과 중국 코웰 등 중화권 부품 경쟁사의 추격이 빨라지면서 수익성이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LG이노텍이 애플에 공급하는 모바일용 카메라 모듈 매출은 전체 매출액의 80%가량을 차지한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삼성전기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2조3694억원, 1527억원으로 1년 전보다는 늘어나지만 전 분기에 비해서는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기의 영업이익이 1400억원대로 컨센서스를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4분기 전통적 비수기 영향과 부진한 IT 업황으로 적층형세라믹콘덴서(MLCC) 물량이 기존 예상 대비 하락했다”며 “가동률 하락과 재고 증가 등 영향으로 영업이익률도 감소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삼성전기)
올해도 전방 IT 산업 혹한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자부품 업계는 차량용 부품 시장 등 고수익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올해 MLCC와 카메라 모듈, 반도체 패키지 기판 등 전장 부문 매출을 2조원 이상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전장용 부품의 경우 고온·고습 등 극한의 환경을 버틸 수 있도록 안정적인 성능과 높은 신뢰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일반 스마트폰용 부품보다 수익성이 높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MLCC 매출 비중 중 전장용 비중은 2023년 17.9%에서 올해 24.5%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전장용 패키지 기판 매출도 같은 기간 11.1%에서 17.5%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기가 올해부터 양산을 시작하는 전장용 하이브리드 렌즈.(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는 또 올해부터 전장 카메라용 하이브리드 렌즈 양산을 시작한다. 하이브리드 렌즈는 차량용 카메라에 유리와 플라스틱 렌즈를 혼합해 쓰는 방식으로, 온도 변화에 강한 유리와 단가가 저렴한 플라스틱 특성을 모두 갖춰 원가를 절감하면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LG이노텍도 모빌리티 시장을 중심으로 미래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선다. 자율주행,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등 센싱을 비롯해 통신, 조명 등 전반적인 차량용 부품 사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LG이노텍은 7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서 졸음운전 등을 방지하는 ‘고성능 인캐빈’ 카메라 모듈, 차량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모듈 등 미래 모빌리티 혁신 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장 부품은 높은 신뢰성이 요구되는 만큼 수익성도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따라 시장 확대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7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LG이노텍 직원이 인캐빈 카메라 모듈을 시연하고 있다.(사진=LG이노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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