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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교육부는 작년 5월 30일 발표한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서 73개 대학이 내년도 신입생 중 28.6%를 무전공으로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2024학년도 6.6%와 비교하면 4.3배 늘어난 수치다. 교육부에 따르면 수도권 대학 51곳 중 38곳이, 국립대 22곳 중 15곳이 무전공선발 비율을 25% 이상으로 확대했다.
무전공 선발제는 유형1과 유형2로 구분된다. 유형1은 입학 후 의대·사범대를 제외한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선발 유형이다. 이에 비해 유형2는 계열·단과대로 입학한 뒤 해당 분야 내에서만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지난달 31일 마감한 정시 원서접수 결과 무전공선발 전형은 사실상 흥행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 1 기준 서울대 무전공전형 경쟁률은 3.7대 1로 서울대 전체 평균(3.9대 1)보다 낮았다. 고려대 역시 ‘가’군 무전공선발 경쟁률이 2.9대 1로 해당 대학의 평균 경쟁률(4.9대 1) 대비 낮았다. 다만 고려대는 지원자가 ‘다’군으로 몰리면서 다군 무전공선발 경쟁률이 52.3대 1을 기록, 평균(4.9대 1)보다 10.6배 높았다.
유형 2 인문계열 선발도 다르지 않았다. 서울대는 2.4대 1로 평균(3.2대 1) 대비 낮았으며 연세대도 3.4대 1에 그쳐 평균(3.6대 1)에 미치지 못했다. 이화여대만 13.8대 1로 해당 대학 전체 평균(4.2대 1)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유형 2 자연계열에서도 서울대 무전공선발 경쟁률은 3.0대 1에 그쳐 평균(4.0대 1)에 미치지 못했다. 고려대(3.3대 1)와 연세대(3.7대 1)도 각각(4.1대 1, 4.6대 1) 대학별 평균보다 낮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험생들은 학과가 정해져 있지 않은 무전공 학과보다 특정 학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교육부가 학생 전공 선택권 부여를 위해 무전공선발을 확대했지만 실제 수험생 수요와 괴리가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의대 증원 여파로 2025학년도 수시에서는 합격생 중 등록포기자가 속출했다. 상위권 대학 이공계열→약대·치대·한의대→의대 등으로 연쇄 이동한 결과로 해석된다. 또한 무전공선발보다는 취업이 보장된 대기업 계약학과의 인기가 더 높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임 대표는 “이과 학생들이 수능 수학에서 유리한 구조이기 때문에 정시에서 문·이과 구분 없이 선발하는 유형 1에 이과 학생 상당수가 지원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상위권 대학에서는 의대 모집정원 확대에 따른 중복합격으로 이탈한 수험생이 많았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