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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 연비규제 확 낮춘다…전기차 덜 팔아도 기준 충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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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I 2026.09.27 08:3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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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1년 평균연비 21.4→14.7㎞/ℓ…29일 최종안 공개
美교통부 “신차 가격 대당 930달러 낮아질 것”
2050년까지 연료비 1850억달러 늘고 CO₂ 배출 약 5% 증가 추산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31년까지 적용할 자동차 연비 기준을 대폭 낮춘다. 조 바이든 전 행정부가 연비 규제를 강화해 자동차업체의 전기차 생산 확대를 유도했던 정책을 되돌리는 조치다. 미국 정부는 자동차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연료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서울 한 전기차 충전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한 전기차 충전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교통부는 29일 승용차와 트럭에 적용할 새로운 기업평균연비(CAFE) 기준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 연비 기준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12월 제안한 방안은 2031년 자동차 평균 연비를 갤런당 34.5마일(ℓ당 14.7㎞)로 낮추는 내용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정한 갤런당 50.4마일(ℓ당 21.4㎞)보다 약 32% 낮다.

기업평균연비는 자동차업체가 판매하는 차량 전체의 평균 연비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맞추도록 하는 제도다. 전기차 판매가 늘어나면 업체가 전체 차량의 평균 연비 기준을 충족하기 쉬워진다. 반대로 정부가 요구하는 평균 연비를 낮추면 휘발유차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더 많이 팔더라도 기준을 맞출 여지가 커진다. 완성차업체가 규제 충족을 위해 전기차 판매 비중을 빠르게 높여야 할 필요가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4·2025년형 승용차의 연비 기준을 매년 8%, 2026년형은 10% 높이고 2027~2031년에는 매년 2%씩 올리도록 했다. 강화된 연비 기준을 맞추려면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 생산 비중을 높여야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대폭 낮춰 2022년형 연비 기준부터 소급해 하향 조정하고 이후 2031년까지 연간 인상률을 0.25~0.5%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 기준이 신차 가격을 낮출 것이라고 주장했다. 숀 더피 미 교통부 장관도 “미국 자동차 노동자들에게 큰 승리가 월요일에 올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부 자체 분석에서도 차량 구입비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 기준을 적용하면 평균 신차 가격이 대당 930달러(약 129만원) 내려갈 것으로 추산했다.

대신 운전자가 부담하는 연료비는 늘어난다. 교통부는 새 기준이 적용되면 2050년까지 미국의 연료 소비량이 약 1000억갤런 증가하고 추가 연료비가 1850억달러(약 256조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약 5%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연비 기준 완화는 자동차업체가 연비가 낮은 차량을 판매하기 쉽게 만든다. 미국 운전자들이 지난 2월 말 이란과의 전쟁 이후 급등한 연료 가격에 직면한 상황에서 연비 규제를 낮추는 만큼 소비자가 차량 구입비를 아끼는 대신 장기적인 연료비 부담은 커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를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의무화’를 끝내는 정책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바이든 정부가 소비자에게 전기차 구매를 직접 의무화한 것은 아니다. 연비 기준을 단계적으로 높여 자동차업체들이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전기차 생산 비중을 확대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교통부 장관을 지낸 피트 부티지지는 연비 기준 완화에 대해 미국이 청정기술 분야의 주도권을 중국에 넘겨주고 소비자의 주유비 부담을 늘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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