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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포기 국회]선진화법 이후 최악의 심사 지연…"시간 아쉬운 건 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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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환 기자I 2018.11.2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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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부의제 도입 뒤 3년간 법정 시한 처리
작년에만 나흘 지난 12월 6일 본회의 통과
올해는 작년보다도 예산소위 1주 이상 지체
다만 文대통령도 야당 땐 예산정국 보이콧

[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정됐던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불참으로 열리지 못하고 있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국회 선진화법 도입 이후 최악의 예산안 심사 지연 사태.”

‘서울교통공사 등 공공기관의 고용세습 의혹 진상규명 국정조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 정수 등에 대한 여야의 이견으로 국회가 파행을 겪으면서 나오는 말이다.

예산소위 구성 지연…“졸속심사 불가피”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선진화법’(국회법) 도입에 따른 예산안 자동부의제도가 시행된 이후 예산소위 구성이 현재만큼 지체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선진화법은 2012년 5월 여야 합의로 통과됐지만 정부가 제출한 ‘다음해 예산안’ 원안을 12월 1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하는 제도가 적용된 것은 2014년부터다.

국회는 2014년 12년 만에 ‘12월 2일’이라는 예산통과 법정 시한을 준수한 것은 물론 2016년까지 3년간 기일을 지켜왔다. 비록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12월 3일 오전 0시 48분과 오전 3시 57분에 예산안이 통과됐지만, 여야 합의 뒤 기획재정부의 기술적인 작업(일명 시트작업) 문제로 시간이 지체된 만큼 시한을 준수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예산안 자동부의제 도입 뒤 처음으로 기한 내 처리가 무산된 지난해에도 예산소위는 11월 13일에 일찌감치 구성이 완료됐다. 하지만 올해에는 법정 시한 나흘 뒤인 12월 6일 예산안이 통과된 지난해보다도 예산소위 구성이 최소 한 주 이상 지체돼 “졸속심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여당이 예산안 자동부의제라는 카드를 쥐고 있는 마당에 야당이 예산심사를 지연시키는 것은 패착 중의 패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예산안 자동부의제는 선진화법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권한 제한 등 일반 법률안 처리 요건을 까다롭게 만든 만큼, 그 반대급부로 여당에 유리하게 균형을 맞춘 제도이기 때문이다.

“결국 졸속 예산된다…국회 비판받아야”

실제로 야당은 이 제도 도입 이후 예산정국에서 국회 보이콧에 나서더라도 소득 없이 복귀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표 시절이던 2015년 11월 ‘박근혜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에 반발해 국회 일정을 전면 중단했지만 나흘 만에 이를 철회했다. 새정치연합은 2014년에도 예산안 법정 시한을 약 한 주 남기고 상임위 보이콧에 들어갔었지만 하루 만에 빈손으로 복귀했다.

또 2015년과 지난해에 각각 제1야당이던 새정치연합과 자유한국당은 법정 시한 처리 압박에 따라 예산안을 합의했지만 “지나치게 정부와 여당에 유리한 안을 만들어왔다”며 원내지도부가 의원총회에서 질타를 받아야만 했다. 그만큼 예산안 자동부의제 하에서 하루하루 시간이 아쉬운 것은 야당이란 얘기다.

다만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고용세습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야권 공조가 이뤄져 있기에 정부 예산안이 본회의에 온다고 민주당만으로는 처리 못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야당 교섭단체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으로 예산안 심사에 참여했던 이용호 무소속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작년 이맘때는 예산안 심의는 중단 없이 했다”며 “일부 현안을 가지고 상임위 등이 파행되기는 했지만 예산안 협상 테이블 자체는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지금처럼 되면 결국 예산소위와 소소위(예결위 간사 간 협의체)에 들어간 의원만 자기 몫을 챙기는 졸속 예산이 된다”며 “국회가 비판받아야 할 일”이라고 했다.

한편 1987년 민주화 체제 이후 노태우 정부부터 선진화법 도입 이전까지 예산안이 법정 시한 내 처리된 경우는 26년 동안 1988년과 1992, 1994, 1995, 1997, 2002년 단 여섯 차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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