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중소벤처기업부에 긴급구호신청(SOS)을 보냈다. ‘선제적 구조개선 프로그램’에 지원하면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시설자금 3억 5000만원을 지원받은 유런하이테크는 채권은행으로부터도 기존 대출에 대한 만기연장과 함께 신규 대출까지 받을 수 있었다.
부채비율이 급증하고 수익률이 악화하는 등 위기를 타개하는데 이 같은 지원은 큰 힘이 됐다. 시설자금으로 가공설비를 설치한 유런하이테크는 내년 기아(000270)의 EV9 출시에 따른 수주가 증가해 매출상승 및 수익률 개선 기대된다.
지난해 168억원으로 전년대비 19% 가량 줄어들었던 매출이 올해는 23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4000만원에서 올해 8억원을 기대 중이다. 어려운 가운데도 직원을 늘려 50명을 넘어서는 등 회사 규모도 성장하고 있다.
|
8일 중기부에 따르면 지원 기업의 경영실적 및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매출은 직전년도 대비 6.4%가 증가했다. 이와 함께 △영업이익률 0.58%포인트 증가 △이자보상비율 0.11배 증가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났다.
단기적인 성과에 그치지 않았다다. 지원받은 이듬 해에는 재무 성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매출액이 22.9% 증가한 것을 비롯해 △영업이익률 1.66%포인트 증가 △이자보상비율 0.45배 증가 등 지원을 받은 기업들은 사업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선제적 구조개선 프로그램은 중기부와 금융권이 협업해 고금리 및 수익성 악화로 유동성 위기를 맞은 중소기업에 발 빠르게 지원하는 사업이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기술보증기금, 지역신보 및 기업·수출입·농협·경남·산업·국민·신한·우리·대구·하나·부산은행 등 11개 시중은행이 이 프로그램에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민간은행 등과 함께 지원이 필요한 중소기업을 선별하고 신규 자금공급 등 공동지원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신용위험평가 B나 C등급 등 위기징후가 닥쳤지만 구조개선을 통해 재성장이 가능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정부가 정책자금을 지원하고 은행권도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 및 신규대출 추가 등 경영 안정을 돕는다.
유동성 위기를 맞은 기업의 경우 금융권에서는 재무 건전성들을 이유로 자금회수에 나서는 일이 흔하다. 선제적 구조개선 프로그램은 정부에서 경영안정 자금을 지원하면서 일부분 리스크 관리가 가능해 은행권에서도 대출 연장이나 신규 대출에 나설 수 있는 효과가 발생한다.
단순 지원에만 그치지 않고 위기 기업에 구조개선계획도 수립해 지원한다. 정부는 지원 이후 3년간 해당 기업이 경영개선 방안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점검에 나선다. 중기부 관계자는 “우수 이행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이행이 되지 않는 기업에는 정책자금 제한 등 페널티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
중진공 융자 1165억원과 함께 은행권의 3258억원의 추가지원을 이끌어 내면서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지원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선제적 구조개선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은 중소기업이 올해 11월 기준 325개로 집계됐다.
김진범 유런하이테크 차장은 “지난해 시설·운전자금이 필요했지만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선제적 구조개선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됐다”며 “당시 지원금으로 투자를 해서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생산까지 할 수 있었다. 유동성 위기를 비교적 수월하게 넘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