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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국내 은행들이 해외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면 결국 최고경영자(CEO)를 잘 뽑아야 합니다. 은행 CEO들도 그런 압박감을 더 느껴야 하고요.”
신성환(56) 신임 한국금융학회장(홍익대 경영학부 교수)은 공식 취임(7월 1일)을 앞둔 지난달 28일 가진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지금까지는 은행들이 국내 시장에만 안주해도 수익을 걱정하지 않았지만 글로벌 시장 진출이 가속화하는 만큼 앞으로는 수익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지난 1989년 설립된 한국금융학회는 금융정책·산업과 관련한 최대 학술단체다.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100여개 기관이 회원으로 있다. 신 회장은 이번달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은행 CEO, 영업통 아닌 국제통이어야”
신 회장은 인터뷰 내내 ‘유효경쟁’을 언급했다.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비슷한 상품 포트폴리오로 국내 시장을 놓고 나눠먹기식(式)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경쟁하지 않으려는 속성이 강하다는 게 신 회장의 진단이다. 퇴직연금 수수료율(총비용부담률)이 대표적이다. 6개 시중은행들 대부분 담합이라도 한 것처럼 연 0.46% 전후의 수수료를 받았던 게 대표적이다.
신 회장은 이런 측면에서 “(경기가 둔화하다보니) 갈수록 수익 측면에서 한계가 올텐데 결국 경쟁적으로 다른 시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리딩뱅크’ 신한은행의 지난해 해외점포 순이익은 3215억원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해외실적 비중도 14%로 국내 은행들 중 가장 높았다. 하지만 다른 산업군들과 비교하면 은행의 해외실적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특히 해외영업에 관심을 갖고 실적을 높이기 위해서는 CEO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해외에서 새 수익원을 개척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CEO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며 “은행 CEO는 주로 (다른 은행의 점유율을 가져오는) 영업통이었다면 앞으로는 글로벌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국제통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도 전략적 제휴를 하든 인수·합병(M&A)를 하든 살아남을 방법을 CEO가 찾아야 한다”며 “주주들도 CEO를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이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에 다소 부정적인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그는 “인터넷전문은행은 기대만큼 큰 효과가 있었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정부가 은행간 경쟁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을 생각하는 것 같은데 현실에서는 잘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신 회장은 그보다 ‘메인 플레이어’인 금융지주사간 경쟁을 어떻게 유도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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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창출 효과 측정? 현실성 없는 얘기”
신 회장은 금융정책 방향도 경쟁을 지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당국의 두 가지 목적은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인데 과거에는 경쟁이 (예컨대 대출 요건을 낮추고 방만하게 영업할 수 있는 탓에) 시장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이슈를 잘 다루지 않았다”며 “하지만 영국 금융감독기관이 매년 발표하는 ‘경쟁 리포트’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이라는 기조를 취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당국도 소비자 보호를 위해 정책적 실행방안을 고민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 회장은 다만 “당국이 시장 안정과 소비자 보호만 추구하면 자칫 시장을 죽일 수 있다”며 “두 가지 목적 아래 경쟁이 충분히 일어나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금융정책은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일차원적으로 정책을 하면 시장 가격에 정부가 직접 규제하는 우를 범할 수 있는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현 정부의 금융정책에 대해서도 “혁신금융이 틀린 얘기는 아니다”면서도 “각 은행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식이 아니라 제도적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까지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회장은 아울러 금융당국이 다음달 8개 시중은행과 6개 지방은행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측정하겠다고 한데 대해서는 “현실성이 없는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오죽했으면 고용 창출을 압박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이런 것을 하겠느냐”며 “고용유발계수가 높은 기업에 대출하라고 하면 은행들은 기존 대출을 이런 이유 때문에 한 것처럼 포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도 주주가 있고 수익을 내야 하지 않겠느냐”며 “다른 정부부처가 아니라 금융당국이 나서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고 잘못된 정책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1963년생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경영대학원 석·박사 △세계은행 선임재무역 △한국투자공사 운영위원 △기금운용평가단장 △한국금융연구원장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 △한국금융학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