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은 지난해 11월 SKTI에 이어 이번에 SK엔텀과 합병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1일 밝혔다. 3사 합병 법인의 이름은 ‘SK온’이다. 이로써 SK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리밸런싱 차원에서 지난해 7월 발표한 SK온-SKTI-SK엔텀 3사간 합병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합병 후 기존 SKTI는 새로운 사명 ‘SK온 트레이딩 인터내셔널’을 사용하며 SK온 내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운영 중이다. SK엔텀은 ‘SK온 트레이딩 인터내셔널’의 터미널 사업부로 사업을 수행한다. SK온 관계자는 “3사 합병을 통해 성장성과 안정성을 갖춘 글로벌 배터리&트레이딩 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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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3사 합병은 배터리 불황과 맞닥뜨린 SK온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SKTI는 지난 2013년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트레이딩 조직이 분사해 출범했다. 원유·석유화학 제품 트레이딩 물량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동시에 설비투자 수요는 크지 않은 알짜 회사다. 국내 최대 사업용 탱크 터미널로서 유류화물 저장 및 입·출하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SK엔텀 역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곳이다. 두 사업부가 창출하는 현금을 바탕으로 배터리 공장을 안정적으로 가동해 ‘배터리 보릿고개’를 넘겠다는 복안으로 읽힌다.
SK온에 따르면 합병 전 각각 13조원, 33조원 규모였던 SK온의 매출과 자산 규모(2023년 말 기준)는 합병 후 각각 62조원, 40조원으로 커진다. 연 5000억원 규모의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추가도 기대한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SK온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을 바탕으로 제조 경쟁력·연구개발(R&D) 역량 강화,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SK온은 아울러 SKTI가 갖고 있던 트레이딩 역량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원소재 조달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SK온 트레이딩 인터내셔널이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파트너사들이 배터리 원소재 사업 진출을 추진 중인 점 역시 긍정적인 요인이다.
SK온은 각 사업의 특성을 감안해 합병 후 CIC 형태의 독립적인 운영 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따로 또 같이’ 시너지 전략을 동시에 추진해 대내외 경영 환경 변화에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