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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이겨도 AI 데이터센터는 간다…‘옥석 가리기’ 시작 [김현아의 IT세상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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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기자I 2026.11.08 09: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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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 후 데이터센터 관련주 급락
SK·네이버, 글로벌 자본으로 투자 부담 분산
GPU 경쟁 넘어 고객·전력·수익성이 승부처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하자 AI 데이터센터 관련주가 급락했다. 11월 5일(현지시간) 나스닥은 5.5% 하락했고, 코어위브는 약 10% 떨어졌다. 네비우스와 아이렌 등 네오클라우드 기업 주가도 큰 폭으로 내렸다. 나스닥100에서는 하루 만에 약 2조5000억달러의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에 기업들의 부채 부담과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겹친 결과다.

민주당이 이겨도 AI 데이터센터는 간다…‘옥석 가리기’ 시작 [김현아의 IT세상읽기]
시장은 민주당의 승리가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한다. 전력과 용수 사용, 지역사회 부담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면 신규 시설의 인허가와 건설 비용도 늘어날 수 있다.

그렇다고 AI 산업의 성장세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은 계속되고 있고, AI 모델이 고도화할수록 이를 뒷받침할 연산 자원과 전력 수요도 커질 수밖에 없다.

달라지는 것은 투자 방식이다. GPU를 먼저 확보하고 고객을 찾던 공격적인 확장에서 벗어나 실제 수요와 수익성을 따지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옥석 가리기가 시작된 것이다.

출처=정석근 SK하이퍼 대표(SK텔레콤 AI CIC장) 페이스북
출처=정석근 SK하이퍼 대표(SK텔레콤 AI CIC장) 페이스북
지난 9월 3일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네이버 1784를 방문한 브루스 플랫(왼쪽 두번째) 브룩필드 코퍼레이션 회장과 박준우 브룩필드코리아 대표가 이해진 네이버 의장, 최수연 네이버 CEO와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 사업에 대한 후속 논의를 진행했다.(사진=네이버)
지난 9월 3일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네이버 1784를 방문한 브루스 플랫(왼쪽 두번째) 브룩필드 코퍼레이션 회장과 박준우 브룩필드코리아 대표가 이해진 네이버 의장, 최수연 네이버 CEO와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 사업에 대한 후속 논의를 진행했다.(사진=네이버)
코어위브와 SK·네이버, 투자 구조가 다르다

이번 주가 하락에서 주목할 점은 데이터센터 사업자마다 투자 구조와 재무 여건이 다르다는 사실이다.

코어위브 같은 전문 네오클라우드 기업은 GPU를 대규모로 확보해 AI 기업에 빌려준다. 시장 성장기에는 유리하지만 고객 확보가 늦어지거나 자금 조달 비용이 오르면 부담이 커진다. 약 500억달러에 이르는 부채가 우려를 키우는 이유다.

반면 SK(034730)와 네이버(NAVER(035420))는 반도체·통신, 검색·광고·커머스 등 기존 사업을 기반으로 AI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다. 기존 사업의 매출과 현금흐름에 글로벌 투자자까지 결합해 투자 부담을 나누는 방식이다.

SK는 반도체부터 통신망, 데이터센터까지 사업 기반을 갖췄다.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도 차별화 요소다.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면 GPU뿐 아니라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HBM 수요도 커지기 때문이다.

SK의 데이터센터 사업은 기존 시설 운영·확장과 신규 개발로 나뉜다. SK호라이즌은 기존 운영 시설과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를 합쳐 총 318MW 규모의 인프라를 확보하고 운영·확장하는 역할을 맡는다. SK텔레콤(017670)은 KKR·IMM 컨소시엄으로부터 약 3조800억원을 유치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SK텔레콤이 지분 51%, KKR과 IMM이 각각 29%, 20%를 보유한다.

신규 개발은 SK텔레콤이 100% 출자해 설립한 SK하이퍼가 맡는다. 2035년까지 최대 1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목표다. 첫 단계인 5GW는 2029년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정석근 SK하이퍼 대표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서버와 장비를 포함한 첫 5GW 구축 비용을 약 3500억달러(약 464조원)로 추산했다. 15GW 전체가 아닌 1단계 사업비다. SK텔레콤은 2030년까지 최대 7500억원을 출자하고, 나머지는 글로벌 빅테크와 금융투자자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입주 기업과 투자자가 비용을 나누고 실제 수요에 맞춰 투자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도 투자 부담을 나눈다. 브룩필드는 최대 90억달러를 투입해 GPU와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를 확보하고, 네이버클라우드는 장기계약을 통해 이를 활용한다. 네이버는 사용료를 사업 매출과 연계해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다만 네이버클라우드가 인프라 사용료를 지급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최대 8년간 지급을 보증한다.

두 회사의 공통점은 대규모 인프라를 자체 자금만으로 구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자본과 협력해 투자 위험을 나누고 실제 수요에 맞춰 사업을 키우려는 전략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스페이스X도 AI 인프라로 사업 확장

AI 인프라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은 네오클라우드에 그치지 않는다. 기존 사업에서 확보한 자본과 기술을 바탕으로 AI 연산 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기업도 있다.

로켓 발사와 위성통신 스타링크로 성장한 스페이스X가 대표적이다. 3분기 실적 자료에 따르면 슈퍼 인텔리전스(초지능) 사업 부문 매출은 약 76억달러로 전체 매출의 52%를 차지했다. 이 부문에는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과 커서 인수 효과, 그록 모델·소프트웨어 매출 등이 포함된다. 우주·위성 사업에 집중됐던 스페이스X의 사업 영역이 AI 인프라와 소프트웨어로 확장되고 있다.

앤스로픽과는 엔비디아 GPU 약 32만5000개를 활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AI 기업들이 자체 데이터센터만으로 필요한 연산 자원을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외부 사업자의 GPU 공급 역할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GPU를 확보하는 것만으로 사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특정 대형 고객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으면 계약 축소나 수요 변화가 설비 가동률과 수익성에 직접 영향을 준다. GPU만큼 이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고객과 장기 계약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

AI 거품보다 중요한 것은 사업 경쟁력

AI 인프라 시장을 닷컴버블과 비교하는 시각도 있다. 인터넷 산업 초기 과도한 투자로 많은 기업이 사라졌지만 인터넷 산업 자체는 성장했다. AI 시장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자금 조달에 의존해 GPU를 과도하게 확보하거나 고객과 전력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은 도태될 수 있지만, AI 인프라 수요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는 데이터센터 산업에 규제와 지역사회 수용성이라는 과제를 던졌다. AI 산업이 성장한다고 데이터센터를 무한정 확대할 수는 없다. 전력 확보와 인허가, 지역사회와의 협의도 사업 경쟁력의 일부가 됐다.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승자를 가르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얼마나 많은 GPU를 확보했느냐보다 안정적인 고객을 확보하고, 필요한 전력을 제때 공급받으며,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수익 구조를 갖췄느냐가 중요해졌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투자 규모를 앞세우던 시장이 이제는 실제 수요와 사업 경쟁력을 따지기 시작했다. 이번 주가 하락은 AI 인프라의 종말이 아니라 옥석 가리기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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