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은 그 하나의 세포가 여러 개로 나뉘고 각자 위치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작은 튜브처럼 생긴 조직으로부터 생긴다. 수정이후 3주경에 만들어지는 단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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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 하나에서 이렇게 복잡한 구조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매우 정교하게 통제되긴 하지만, 작은 오류에도 심장의 모양은 변형이 생긴다. 막혀야 할 구멍이 막히지 않거나, 막히지 말아야 할 구멍이 막히거나, 동맥과 심실 간의 연결이 뒤바뀌기도 하고, 정맥과 심방 간의 연결이 엉키기도 한다.
이렇게 심장이 생기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를 선천성 심장병이라고 한다. 선천성 심장병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는데, 약 0.8%의 신생아가 중요한 선천성 심장병을 가지게 된다. 가장 흔한 선천성 심장병은 심실중격결손이고, 동맥관 개존증과 심방중격결손이 그 뒤를 잇는다.
이 세가지 질환이 전체 선천성 심장병의 50%이상을 차지하는데, 모두다 막혀야 할 구멍이 막히지 않아서 생긴 병이다. 우심방/우심실은 좌심방/좌심실과 중간에 있는 벽이라는 뜻의 ‘중격’에 의해서 분리돼 있어서, 폐로 가는 정맥혈과 몸으로 가는 동맥혈이 섞이지 않게 돼 있다. 그런데 이 중격 일부가 완전히 막히지 않은 채로 남게되면, 압력이 높은 좌심방/좌심실쪽의 혈액이 우심방/우심실로 넘어가게 된다. 좌심방/좌심실에 있는 혈액은 폐순환을 마치고 몸으로 갈 준비를 마친 혈액인데, 이 혈액이 다시 우심방/우심실을 거쳐 폐순환으로 들어가게 되니, 심장이 불필요한 일을 중복하여 하게되는 상황이다.
이렇게 불필요한 일을 반복적으로 하게되면 심장 근육이 지치게되고, 혈액이 불필요하게 많이 흐르는 폐동맥이 망가지게 된다. 동맥관개존증은 폐동맥과 대동맥 사이에 있는 구멍이 막히지 않은 상태이고, 앞서 두가지 병과 마찬가지로 대동맥으로 들어온 피가 다시 폐동맥으로 돌아게되어 폐동맥의 혈류가 증가하고 심장근육이 지치게 된다.
선천성 심장병을 가진 어린이는 심장내에서 혈액이 정상적으로 흐르지 못하기 때문에 심장소리가 정상이 아니며(심잡음이 들리며), 쉽게 숨차하거나 전신 발육이 늦는 경우가 많다. 또 드물게 폐를 거치지 않은 정맥혈이 몸으로 가는 동맥혈에 섞여서 나가게 되는 선천성 심장병이 있는데, 이 경우 산소포화도가 낮은 정맥혈의 검붉은 색이 이 섞인상태의 혈액이 동맥으로 흘러나가게 돼 피부가 얇은 입술이나 손톱같은 부위가 푸르게 보이는 청색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선천성 심장병은 제때 수술만 해주면 완치돼 완전히 정상으로 살 수 있으나, 수술 시기를 놓지게 되면 심장과 폐가 완전히 회복 불능이 되어버리는 ‘아이젠맹거 증후군’이라는 심각한 상태가 돼 버린다. 그래서 선천성 심장병은 적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거에는 비정상적인 구멍을 막아주기 위해서는 심장을 열고 구멍 난 부위를 막아주는 치료가 유일한 치료법이었는데, 최근에는 수술 없이 혈관을 통해 기구를 삽입해서 치료를 할 수 있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단순한 결손이 아니고 이상소견이 복합적인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런 경우에는 수차례의 단계적 수술이 필요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