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학적 조회로 "남친 있냐" 접근한 공무원…법원 판단은?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대학교 학적정보시스템을 통해 학생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내 사적으로 연락한 공무원에게 정직 징계를 한 것은 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

22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양상윤)는 서울 소재 대학교 공무원 A씨가 서울시를 상대로 제기한 정직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22년 6월 대학행정정보시스템에서 B씨의 학적사항을 조회해 전화번호를 알아낸 뒤 “남자친구가 있느냐” “남자친구가 없으면 잘해보고 싶다”등의 말을 했다.

이에 서울시는 2023년 3월 지방공무원법상 성실 의무와 품위유지 의무 위반을 근거로 A씨에게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을 내렸다.

A씨는 서울시지방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제기했으나 기각당했고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해당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고, 정직 처분이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A씨의 해당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순 없으나 ‘공무원의 성실 의무와 품위유지 의무 위반에는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B씨의 의사에 반해 그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고 그런 행위가 원고의 업무상 지위를 이용해 무단으로 취득한 개인정보를 이용해서 이뤄졌다”며 “국민의 수임자로서 직책을 맡아 수행하기에 손색이 없다고 보기 어렵고 본인은 물론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일방적으로 연락하고 나아가 남녀관계에 관한 언급까지 한 것이므로 그 내용이나 성질에 비춰 원고의 비위 정도가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며 징계 처분이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