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탄핵심판 직접 출석…헌정사 최초

최연두 기자I 2025.01.21 06:00:00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
전날 밤 윤 측 변호인, 대통령 출석 발표
계엄 배경 등 직접 설명…헌재 판단에 주목
'내란죄 적용' 등 관련 공방 이어질 예정

[이데일리 최연두 기자] 오늘(21일) 오후 2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3차 변론기일에 당사자인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선다. 탄핵소추된 대통령이 헌재 심판정에 출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부정선거론’ 등 12·3 비상계엄 선포를 하게 된 배경을 헌법재판관들에 설명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경기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청사 정문에 마련된 포토라인을 피해 후문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종근 선임기자)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의 윤갑근 변호사는 지난 20일 밤 언론 공지를 통해 “대통령이 내일(21일) 헌재에 출석한다”고 밝혔다.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등 과거 탄핵소추된 대통령 사례를 봐도 심판정에 직접 출석한 대통령은 없었다.

윤 대통령은 이번에 출석 시 지난해 12월 3일 계엄을 선포한 이후 처음 공개 석상에 나오는 것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체포·구속되기 전인 1차 변론기일엔 영장집행 시도로 안전 문제가 우려된다며 불출석했다. 이틀뒤 이어진 2차 변론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조사로 인해 출석이 어려웠다.

이날 3차 변론에서 윤 대통령의 입을 통해 계엄 사태의 전모를 진술을 들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 측이 계엄 선포의 주요 배경으로 꼽은 부정선거론과 야당 주도의 줄 탄핵 등과 관련해 양 측의 집중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구속 피의자 신분으로 수감 중이다. 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심판정 내 대통령이 어떤 신분으로 변론할지’에 대한 질문에 “재판부 판단에 따라 진행한다”고 답했다. 현재 윤 대통령은 구속 피의자이긴 하나, 현직 대통령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헌재는 이날 3차 변론에 이어 4차 변론을 오는 23일, 5차 변론을 내달 4일 앞두고 있다. 6~8차 변론인 다음 달 6일과 11일, 13일이며 해당 세 개 일정의 경우 오전 10시 재판을 시작해 하루종일 진행할 방침이다.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2차 변론기일에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출석했다.(사진=연합뉴스)
헌재가 이날 탄핵심판 변론에서 윤 대통령의 내란죄 혐의와 관련 어떤 판단을 내릴지도 관심이다.

청구인인 국회 측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요건과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위법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계엄 선포 당시인 지난해 12월 3일 밤 한국은 전시 상황도, 국가 비상 사태가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계엄을 선포할 조건이 성립하지 않았단 것이다.

반면, 피청구인인 윤 대통령 측은 계엄 선포의 주된 배경에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주장을 앞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부정선거로 인해 국론이 분열됐고 계엄 선포는 대통령으로서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취지다. 이에 윤 대통령 측이 3차 변론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사건’으로 바꿀 만한 근거를 제시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앞선 2차 변론에서 양 측의 증인신청과 관련 준비 작업도 본격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헌재는 국회 측이 신청한 증인 5명인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여인형 국국방첩사령관, 이진우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등을 모두 채택했다. 대통령 측이 신청한 증인 5명에 대해서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김현태 육군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 등 두 명만 채택했다.

김 전 장관에 대한 신문을 오는 23일 첫 순서로 진행한다. 당초 국회 측 증인 5인을 먼저 신문한 뒤 내달 6일 김 전 장관을 신문하려 했지만,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천 공보관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전날 (2차 변론기일에서) 피청구인 측의 요구가 있었고 금일 평의에서 여러 사정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 방청을 위한 온라인 신청에 2368명이 몰렸다. 배정된 방청석 수는 20석으로, 경쟁률이 118.4대 1을 기록했다. 지난 1차 변론 당시에 비해 추첨 인원 수가 62명 줄어든 동시에 방청객 좌석 수가 20개 줄어들면서 경쟁률이 높아진 것이다. 1차 변론 당일 방청 경쟁률은 48.6대 1이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