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내년 1월6일부터 로켓그로스 물류 처리 비용 체계를 바꾼다. 쿠팡의 판매행태는 로켓와우·로켓배송 배지가 붙는 로켓배송(쿠팡이 물품을 매입한 후 직접 파는 방식)과 판매자 배송 방식의 쿠팡 윙(판매자가 직접 택배 업체를 통해 배송하는 구조), 로켓그로스 등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이중 로켓그로스는 오픈마켓 판매자가 상품을 입고하면 쿠팡이 보관·재고 관리·포장·반품 등 물류 과정을 일괄 대행하는 3자 물류(3PL) 시스템으로 소비자가 보는 쿠팡 화면에선 상품에 판매자 로켓이라는 배지가 붙는다.
|
판매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반품 비용이다. 현재 쿠팡은 월 7890원의 구독료를 내는 와우 멤버십 회원에겐 30일 이내 무료 반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로켓그로스 반품 비용 역시 쿠팡이 부담하고 있다. 하지만 체계 개편 이후에는 월 20개에 한해서만 쿠팡이 반품 비용을 책임진다는 방침이다. 다만, 20개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도 2026년 1월까지 최대 70%의 할인 프로모션을 적용할 계획이다.
판매자들은 쿠팡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소규모 셀러와의 상생을 내세우며 로켓그로스 입점을 유도해놓고 일방적으로 수수료 인상을 통보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반품 비용 개편이 가장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쿠팡은 쿠팡에 귀책사유가 있는 반품의 경우 판매자가 아닌 쿠팡이 반품비를 책임진다고 설명했지만, 판매자는 귀책사유 기준이 모호하다고 우려한다. 실제 판매자가 이용하는 커뮤니티엔 “고객이 단순 변심한 건까지 배송비를 청구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의류는 평균 20~30% 반품된다. 오늘만도 59%로 (반품률) 최고치를 찍었다” “부가세 10%까지 더하면 적자다” 등 부정적인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쿠팡의 이번 조치는 주요 서비스 가운데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로켓그로스에서 비용 체계를 개편해 전반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지난달 쿠팡은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로켓그로스의 주문량·판매자 수·전체 거래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130%가량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비용을 올리더라도 판매자들이 다른 플랫폼으로 빠져나가지 않으리란 쿠팡의 자신감도 읽힌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3159만 841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월 구독료를 대폭 인상했음에도 꾸준히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고객 충성도가 높아진 만큼 구독료 인상이나 판매자 수수료 인상 등에 있어 거침없는 행보가 가능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쿠팡 관계자는 “더 많은 마켓플레이스 판매자가 로켓배송 물류 인프라의 차별화한 경쟁력을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비용 체계를 변경할 예정”이라며 “물류 배송 업무에 필요한 비용을 판매자 수요에 맞춰 세분화하고, 다양한 무료·할인 프로모션을 제공해 판매자의 성장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