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머스크에 대통령직 양도?...그런 일 일어나지 않아”

김윤지 기자I 2024.12.23 06:27:08

트럼프, 연설서 '머스크 불만' 언급
"의지할 수 있는 똑똑한 사람일뿐"
블룸버그 "언급 자체가 머스크 영향력 입증"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22일(현지시간) ‘절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영향력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그는 똑똑한 사람”이라며 선을 그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오른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AFP)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날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열린 ‘터닝포인트USA-아메리카페스트 2024’ 행사에서 머스크 CEO에 대한 일부 불만을 언급한 후 “머스크에게 대통령직을 양도했다는 민주당의 새로운 거짓말이 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의지할 수 있는 똑똑한 사람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 “우리는 그걸 원하지 않느냐”며 반문했다. 이어 그는 “머스크는 대통령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나는 말할 수 있다. 나는 안전하다”면서 “그는 이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 헌법에 따라 미국 대통령은 ”자연적 출생에 따른 미국 시민“만이 가능하다. 머스크 CEO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남아공 출신 아버지와 캐나다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2002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즉, 트럼프 당선인은 법적으로 머스크 CEO는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말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머스크 CEO의 ‘권력’을 언급했다는 것 자체가 내달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머스크 CEO가 보여준 이례적인 영향력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짚었다.

머스크 CEO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화부(DOGE)의 수장으로 임명됐으며, 내각 인사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는 등 트럼프 당선인의 ‘절친’(first buddy)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심지어 그는 지난 17일 미 여야가 합의한 임시 예산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여야 합의안을 찬성하면 사실상 의회에서 퇴출시키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테슬라 외에도 항공우주 기업인 스페이스X,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 인공지능(AI) 기업인 xAI, 소셜미디어(SNS) 기업인 엑스(X, 구 트위터), 터널 건설 기업인 보링 컴퍼니 등 연방 정부의 규제를 받거나 연방 정부와 계약을 맺고 있는 기업들을 머스크 CEO가 거느리고 있어 정부효율화부 임명부터 이해 상충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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