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사샤 세이건(39)은 첫 에세이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을 위하여’(문학동네)의 국내 출간을 맞아 최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친절하고 사랑이 많은 분이었고, 나의 호기심을 항상 격려했다”며 아버지 칼 세이건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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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샤는 뉴욕대에서 극(劇)문학을 전공했고 현재 작가이자 TV·영화 제작자로 활동 중이다. 이과 출신 아버지 밑에서 자라난 문과 자녀인 셈. 그러나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 그대로 배어 있다. 사샤 또한 “이 책 자체가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라고 밝혔다.
“부모님은 저에게 경외심으로 가득한 과학적 시선을 일종의 철학으로 가르쳐주셨어요. 저는 과학자가 아니지만 제가 세상을 바라보고, 현실과 허구를 구분하며, 삶을 이해하는 방식은 과학적이에요. 문학과 역사가 제 열정을 일으키는 불씨라면, 과학은 저를 이끄는 빛이죠. 이번 책에선 부모님이 제게 가르쳐주신 것과 제 삶의 여정에서 발견한 흥미로운 것들을 연결할 방법을 찾고 싶었어요.”
책은 사계절의 순환처럼 반복되는 삶은 찬찬히 살펴보면 매 순간이 마치 우주처럼 경이로운 일로 가득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경이로움을 발견하지 못한 채 갈등과 혐오에 빠진다. 사샤는 그 이유를 “사람들이 스스로를 자연의 일부라고 생각하기 두려워하고, 우주와 동떨어진 존재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찾았다. 그는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한다면 순간의 경이로움을 더 소중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을 겪으면서 삶의 경이로움에 대한 생각도 더욱 강해졌다. 사샤는 “지금의 이 시기를 거치면서 우리의 전통이 어떻게 변화하고 진화할지 정말 궁금하다”며 “정상적인 생활 방식에서 벗어나게 된 이 시기 덕분에 우리가 어떻게 일상의 소중한 순간을 기념하고, 시간을 보내고, 슬퍼해야 할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에세이가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번역, 출간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사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국어 번역본 표지를 올려 기쁨을 나타냈다. 한국 독자들도 그의 첫 에세이에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샤는 “책 출간 이후 한국 독자들로부터 인스타그램, 이메일로 연락을 많이 받았는데 그 중에는 사랑스럽고 호기심 많은 열두 살 작가 지망생도 있었다”며 “언젠가 꼭 한국에 가보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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