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SK온, 포스코, 코오롱 등 국내 기업들은 1분기 중으로 외화채 발행에 나설 예정이다. 기관들이 자금집행을 개시하는 연초에 맞춰 자금 조달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SK하이닉스와 포스코다. 그동안 양사 모두 5억 달러 이상의 빅딜을 지속해왔던 만큼 올해 역시 글로벌 회사채 시장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SK하이닉스(000660)는 10억 달러(한화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달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부터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인베스터 콜(investor call) 진행하고 발행 조건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에 발행되는 달러채는 3년물과 5년물로 구체적인 금리 조건은 다음주 수요예측 진행 후 확정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월에도 25억 달러(약 3조2725억원) 규모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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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은 다음달 26일 2000만 달러(약 260억원) 규모의 달러화 표시 채권을 발행한다. 금리는 미국 국채를 담보로 하는 하루짜리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거래에 기반한 단기금리인 SOFR(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을 기준으로 한다. 해당 채권의 만기는 2026년 2월 26일이며 홍콩우리투자은행이 주관한다.
SK온은 KB국민은행으로부터 지급보증을 받고 외화채 발행에 나설 예정이다. SK온은 지난해 5월 9억 달러(약 1조 1781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는 과정에서도 KB국민은행으로부터 지급보증을 받았다. 이를 통해 SK온은 KB국민은행 신용등급과 동일한 ‘Aa3’ 등급을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이 연초부터 외화채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금리 인상 종료가 가시화된 영향이 크다. 곧 금리인하기에 돌입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살아난 투자심리를 겨냥해 외화채 발행에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미국 국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10월 23일 5.00%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전날 종가 기준 4.09%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달러채 발행 여건도 좋아졌다.
여기에 연초 효과를 통해 기관의 투자를 수월하게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도 발행사 입장에선 호재다. 연초 효과는 기관투자가들의 자금 집행이 재개되는 1월 채권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지는 현상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