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디저트 카페 사업 본격 진출
매일 ‘폴바셋’ 덕에 유업계 매출 1위로
남양유업, ‘백미당’ 올해 100호점 목표
| 밀크홀1937 종로점.(사진=서울우유협동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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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폴바셋, 밀크홀1937, 1964백미당…. 이들 디저트 카페 브랜드는 모두 유제품 업체에서 운영하고 있다. 각각 서울우유협동조합, 매일유업, 남양유업이 주력 사업 품목인 유제품을 활용해 만든 디저트를 내세워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침체기에 빠진 우유 업계가 사업 다각화로 판로를 넓히는 분위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최근 서울 종로에 ‘밀크홀 1937’ 로드숍 1호점을 열었다. 지난해 8월 롯데마트 서초점에 숍인숍 형태로 문을 연 이후 1년 만으로 디저트카페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다. 밀크홀 1937에서는 서울우유 병 우유와 소프트 아이스크림, 자연치즈, 커피 등을 판다.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수제 리코타 치즈 베이스로 한 베이글과 수제 요거트는 종로점만의 시그니처 메뉴로 선보인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올해 로드숍 매장을 5개 더 오픈해 사업을 계속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 폴 바셋 서초본점.(사진=엠즈씨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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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업계에서는 이미 커피전문점으로 성공한 업체도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 2012년 ‘폴 바셋’ 매장을 열고 상하목장 유기농 원유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출시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브랜드명 폴바셋은 2003년 월드바리스타 챔피언십WBC 우승자 폴 바셋과 손을 잡고 그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다. 현재 서초동에 폴바셋 매장 100호점을 내면서 공격적인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은 작년 7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5%가량 늘었다. 폴바셋은 2020년까지 매장 200개, 연매출 17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바리스타 폴 바셋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6월 방한해 국내 바리스타들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팬들과의 만남을 통해 폴바셋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일조했다.
유기농 목장에서 원유로 만든 소프트 아이스크림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백미당은 남양유업이 운영하고 있다. 2014년 9월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 70여개 매장을 갖고 있다. 모든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 중이며 맛과 품질 유지를 위해 원자재부터 식재료 제조까지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홍콩에 진출, 현지 여행·음식 전문지인 ‘뉴홀리데이’가 백미당 아이스크림을 5대 인기식품으로 소개하는 등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남양유업은 올해 백미당 국내 매장을 100호점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 남양유업이 운영하는 디저트카페 ‘1964백미당’.(사진=남양유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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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업계가 디저트 카페 시장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선 나선 것은 저출산 여파로 유제품 소비가 둔해진데다 재고량은 늘면서 우유 시장이 침체기에 빠진 데 따른 것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낙농진흥회 통계를 보면 흰 우유 소비량은 2012년 140만5000톤에서 2016년 138만4000톤으로 줄어든 데 반해 우유 재고는 2010년 1050톤에서 2016년 1만9995톤으로 20배가량 늘었다.
유업계 1위를 고수하던 서울우유가 매일유업에 뒤진 건 불과 2년 전인 2016년이다. 매일유업이 순수 유가공 외 커피전문점인 폴바셋 등 일찍이 외식 사업에 뛰어들면서 외연을 넓힌 데 따른 것이다. 서울우유의 매출은 2014년 1조7453억원, 2015년 1조6749억원, 2016년 1조6037억원으로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인 반면 매일유업(매일홀딩스)은 2014년1조4479억원, 2015년 1조5422억원, 2016년 1조6222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감소하는 음용유 시장 대비 우유를 기본으로 한 디저트 시장이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형성되고 있어 디저트 카페 사업에 진출하는 유업계가 늘고 있다”며 “다양한 유제품을 활용한 디저트 시장을 공략, 우유의 소비를 증가시키기 위한 유업계의 노력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