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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기장님 동맥류 수술 환자 복통 호소로 서울 OO병원 이송 건입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2022년 7월 상황실 운항관제사로부터 부산소방재난본부 특수구조단 119항공대로 한통의 다급한 전화가 걸려 왔다. 특수구조단 소속 전준수(35) 소방교는 사고 접수를 하자마자 환자 상태 파악에 나섰다. 항공 이송시 환자 유형별 고려사항과 고도에 따른 이송 유의사항이 있기 때문이다. 긴장감이 감돌던 그때 환자를 태우고 오고 있는 구급대원이 전 소방교 임용 후 처음 인연을 맺었던 선배였음 알게 됐고, 두 사람은 오랜만에 찰떡 호흡을 맞추며 환자를 순조롭게 서울로 이송 완료했다.
올해로 임용 10년 차를 맞는 전 소방교는 당시 현장출동을 지금까지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환자를 서울에 있는 대형병원으로 이송을 완료했지만, 이송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이송 중 환자는 지속적으로 통증을 호소했고 고도에 따른 기압 저하로 지속적인 수액 조절을 이용한 처치와 환자 혈압을 모니터링한 것이다. 보호자는 눈을 감은 채 기도만 하고 있었다고 한다.
전 소방교는 “보호자의 간절함이었는지 운항석에서 ‘잠실 도착 5분 전’이라는 무전이 들렸다”며 “온통 환자 처치에 집중한 터라 고개를 들어보니 한강이 보였고 지상에서는 서울 송파 119안전센터에서 지상 통제와 헬기 유도 몸짓이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400㎞ 남짓한 거리를 달려오면서 하늘을 통제하는 운항관제사와 항공대 직원 그리고 첫 인연을 맺었던 선배와 함께여서 든든했고 무사히 서울 송파 구급대에게 환자를 인계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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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원래부터 119항공대 소속은 아니었다. 임용된 후 초기에는 일선 119안전센터에서 구급차를 타면서 구급활동을 주로 했다. 그러다 헬기를 타면 구조도 하고 구급도 하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지원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응급구조사1급, 인명구조사2급, 화재대응능력2급 등 각종 자격증도 취득했다.
다만 강풍 등 악천후 상황이나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상황에서 구조·구급 활동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산악사고 출동시 지형이 너무 위험할 때에는 바짝 긴장하기도 한다. 전 소방교는 “사고 없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활동하고 싶다”는 새해 목표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