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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즉각적 관세 빠지자 달러↓…국가에너지선포에 유가↓

김상윤 기자I 2025.01.21 06:31:39

트럼프 취임연설 구체적 관세부과책 빠져
달러인덱스 1.17%↓…108선에서 움직여
국가 에너지비상사태 선포해 석유 시추 확대
WTI선물 1.7% 급락…"에너지 가격 하락할 것"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늘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무역시스템 개편을 밝혔지만, 취임 첫날 구체적인 관세 정책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달러가치가 지난해 8월 이후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미국 국회 의사당에서 취임식 후 오찬에 참석한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20일(현지시간) 엠피닥터,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뉴욕외환시장에서 이날 오후 4시기준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1.17% 하락한 108.07을 기록 중이다. 달러·엔화 환율은 0.41% 하락한 155.66엔을, 달러·유로 환율도 1.33% 급락한 0.96유로에서 움직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12시기준(한국 21일 새벽 2시) 1.27% 내린 144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시 3대지수 선물도 0.3~0.4%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가치가 하락하고 주식시장 선물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연설에서 “우리 국민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외국에 관세와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계획에 대한 발표를 자제한 덕분이다. 자카리 그리피스 크레디트사이트 수석전략가는 로이터에 “달러와 주식 선물의 랠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어떤 국가에도 직접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발표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 덕분”이라며 “이는 안도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다만 트럼프가 연설에서 한 말을 보면 관세에 대한 상당히 확고한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더 많은 것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첫날 즉시 시행할 행정명령은 국경 및 에너지 정책을 정비하고 연방정부의 다양성 프로그램을 종료하는 내용 등이 핵심적으로 담길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새로운 관세 정책 부과는 첫날 행정명령에는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이민 정책과 관련한 행정명령에는 출생 시민권 폐지, 군대 배치, 남부 국경에 국가 비상사태 선포, 신속한 추방을 통한 망명 종식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에너지 생산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행정명령과 각서에 서명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전기차 생산과 관련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기후 규제 철폐가 포함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파리 기후 협정에서 탈퇴할 계획이다. 또 다른 행정명령은 알래스카의 에너지 생산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만 전 세계가 주목하는 새로운 관세 정책은 즉각 시행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정부에 중국 및 북미 이웃 국가들과의 무역 정책과 경제 관계를 평가하도록 지시하는 메모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WSJ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연방 정부에 미국의 지속적인 무역 적자를 완화하고 다른 국가의 불공정 무역 및 통화 정책에 맞서도록 지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중국, 캐나다, 멕시코에 집중해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및 2020년 중국과의 무역 협정 준수 여부를 평가하도록 지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WSJ는 보도했다.

한 고위 정책 고문은 WSJ에 “트럼프 대통령이 신중한 방식으로 무역 정책을 발전시키기를 원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무역적자, 불공정 무역 관행, 환율 조작 외 위조 상품에 대한 정책과 800달러 미만 상품에 대한 관세 면제, 1기행정부에서 취한 무역 및 관세 조치에 대해서도 검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관세 수입을 징수하기 위해 새로운 연방정부인 ‘대외세입청’ 설립의 타당성을 평가해달라고 각 기관에 요청할 계획이다.

국제유가 선물도 급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선서에서 즉각적인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겠다고 밝히면서 전략적 비축유를 채우고 미국산 에너지를 전 세계로 수출하겠다고 약속한 영향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장 대비 1.3달러(1.7%) 하락한 배럴당 76.5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보다 활발히 거래된 WTI 3월물 선물은 76.48달러로 91센트(1.2%) 내렸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3월 인도분 선물은 전장보다 0.64달러(0.8%) 내린 배럴당 80.15달러에 마무리됐다.

해리스 파이낸셜 그룹 매니징 파트너인 제이미 콕스는 “에너지 가격은 크게 하락할 것이고, 소비자들은 기뻐할 것”이라며 “6~7개월 후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훨씬 더 나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재무설계자문기업 드비어(deVere) 그룹 최고경영자(CEO) 나이젤 그린은 “에너지부문은 의심할 여지 없이 광범위한 정책 변화의 즉각적인 수혜자가 될 것”이라며 “규제 장벽이 허물어지고 미국 생산에 대한 투자가 급증함에 따라 석유 및 가스 탐사, 추출, 인프라에 종사하는 기업들은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에너지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주가는 상당한 상승 모멘텀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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