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오늘 운명의 날…신동빈 회장 항소심 선고 '촉각'

함지현 기자I 2018.10.05 05:05:00

서울고법, 5일 오후 롯데 총수일가 항소심 선고
롯데 측 "좋은 결과 나와 신 회장 경영 일선 복귀하길"
구속수감 8개월 동안 국내외 경영 공백…투자도 ''불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8월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롯데그룹 운명의 날이 밝았다. 최고 결정권자인 신동빈 회장의 2심 선고를 앞두고 롯데그룹은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수 부재로 경영상 공백을 빚어온 만큼 이번 결과로 인해 그간 어려움이 수습될 수도, 가중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강승준)는 5일 오후 신 회장을 비롯해 신격호 명예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 롯데 총수일가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연다.

롯데그룹은 그룹 수뇌부부터 일반 직원에 이르는 약 13만 임직원들이 신 회장의 석방을 염원하고 있다.

황각규 부회장을 비롯한 롯데그룹 수뇌부는 추석 연휴에도 업무를 수행하며 항소심에 대비했다. 롯데쇼핑·롯데물산·롯데월드 등 롯데 계열사의 노동조합은 한국노총과 함께 신 회장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결과가 좋게 나와서 신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하나씩 풀어나가길 기대하고 있다”며 “안 좋은 결과가 나올 경우 지금까지 겪어 온 어려움이 더욱 커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이 지난 2월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고 서울 구치소에 수감된 이후 8개월 동안 롯데의 경영 시계는 멈춰 섰다.

우선 롯데가 최근 몇 년간 미래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왔던 해외사업과 국내외 인수합병(M&A) 등 대규모 투자에 대한 논의는 제자리걸음이다.

신 회장은 최종 의사결정권자로 참여할 뿐 아니라 풍부한 M&A 경험을 바탕으로 진행 과정에서도 실무자들에게 여러 조언과 도움을 줘 왔다. 그러나 부재가 길어짐에 따라 인수 검토 초기 단계에서 더 진행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올해 들어서만 국내외에서 총 11조원 규모의 M&A 10여 건을 검토·추진했지만 신 회장의 부재로 무기한 연기하거나 참여를 포기했다.

베트남 제과업체, 베트남·인니 유통업체, 미국·베트남의 호텔체인, 유럽의 화학업체 등 거의 전 사업 부문에 걸쳐 인수를 검토해왔으나 실질적인 진행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추진 중인 4조원 규모의 대규모 유화단지 건설도 지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신(新)남방정책’ 기조에 맞춰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아세안 국가와의 교류 확대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프로젝트가 확정되면 양국 간 관계 강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성과 없이 시간만 흘러가는 모습이다.

신 회장이 구속수감 상태로 운신의 폭이 좁아지면서 본인이 직접 뛰며 구축해온 해외 정·재계 관계자들과의 상호 신뢰와 우호적인 관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경우, 해외 사업이 지금처럼 순조롭게 진행될지 여부도 미지수다.

특히 글로벌 네트워킹에 직접 나서 온 신 회장의 부재로 롯데는 글로벌 사업 기회에 대한 빠르고 전략적인 접근이 어려워졌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는 것도 롯데가 우려하는 점 중 하나다.

한편, 신 회장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 취득과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청탁하고 그 대가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건넨 뇌물 공여 혐의와 수천억 원대의 배임·횡령 등 경영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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