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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칼로 찌르는 듯한 얼굴통증 '삼차신경통'...완치가능하다

이순용 기자I 2020.10.08 00:03:46

조성진 순천향대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

[조성진 순천향대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 뇌수술은 뇌혈관 질환이나 뇌종양 등의 치료를 위한 수술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흔히 하는 수술 중에 뇌신경질환도 있다. 얼굴의 한쪽에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경련이 생기는 편측안면경련과 한쪽의 안면에 심한 통증이 발생하는 ‘삼차신경통’이 대표적 질환이다.

조성진 순천향대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
이 질환의 원인은 뇌신경과 뇌혈관의 잘못된 만남이라 하겠는데 혈관이 가해자이고 뇌신경이 피해자에 해당한다. 뇌신경은 보통 제자리에 위치하고 있는데 나이가 들면서 혈관이 늘어져 위치 변화가 생겨 안면신경이나 삼차신경을 압박하면서 발생한다.

먼저 편측안면경련은 안면신경이 분포하는 얼굴 근육에 간헐적이고 돌발적으로 수축이 일어나는 운동기능 항진 증상을 말한다. 정상에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전기의 흐름을 조절해 움직이고 싶은 안면근육만을 움직일 수 있지만, 편측안면경련의 경우 뇌혈관에 의한 안면신경 압박이 점차 심해지게 되면 안면신경내의 신경 가닥들이 점차 손상을 받게 돼 신경가닥들 사이에서 합선현상에 의해 자기 의사와 무관하게 한쪽 얼굴에 경련이 발생하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신경을 많이 쓴 경우, 술을 많이 마신 후, 과로나 수면부족 때 악화되며, 하루 종일은 아니더라도 자주 떨림이 지속되며, 이로 인해 대인기피증도 발생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처음에는 안면근육중에 가장 예민한 아래눈썹과 눈꺼풀이 떨리기 시작해서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위쪽 눈꺼풀이 떨리고, 수개월이 지나면 입술 주위가 떨리고 결국 한쪽 얼굴이 전체적으로 떨리게 된다. 심한 경우에는 눈이 감겨 뜨지 못하게 된다. 치료는 미세혈관 감압술로 아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삼차신경은 안면부의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인데 세가지의 분지로 나뉘기 때문에 삼차신경이라 붙여졌다. 삼차신경은 얼굴의 감각을 뇌에 전달하는 뇌신경이다. 삼차신경통에서 발생하는 얼굴의 통증은 갑자기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 혹은 감전된 것 같은 통증이 갑자기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발생할 수 있다.

환자들은 통증이 오면 화가 뭉크의 ‘절규’라는 작품에서 볼 수 있는 표정을 짓고 있을 정도이다. 입 주위나 잇몸 근처, 그리고 세수와 칫솔질을 할 때에도 증상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바람이 얼굴을 스쳐도 통증이 발생해 수초 혹은 수분간 지속된다. 대부분 치통으로 오인해 치과에 가서 발치를 하는 분들도 있다. 처음에는 통증이 몇 초 밖에 안되지만 오래 방치하다 보면 몇 분으로 늘어나 견디기가 힘들게 된다.

약물치료로 호전이 되면 좋지만 많은 경우에서 삼차신경통이 진행돼 어떠한 약물치료에도 효과가 없어지게 되는데 이런 경우에는 크게 3가지의 치료 방법이 있다. 첫번째는 주사로 삼차신경절에 직접 알코올이나 글리세롤 등을 주사하거나 고주파열치료로 삼차신경을 마비시키는 방법이다. 두번째는 방사선 수술인데 사이버나이프나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이고 세번째는 미세혈관 감압술이다.

삼차신경통과 편측 안면경련에 대한 공통적인 치료는 미세혈관 감압술이다. 미세혈관 감압술은 귀 뒷부분에 4-5 cm 절개해 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혈관에 솜 같이 생긴 테프론이라는 것을 삽입해 혈관과 신경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편측 안면경련의 완치율은 90% 이상이며, 삼차신경통은 초기엔 효과가 매우 좋지만 재발을 하는 경우가 있어 70~85% 정도이다.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안면경련과 삼차신경통은 뇌신경으로부터 혈관을 영원히 떼어 놓는 미세혈관감압술로 근본적 원인을 해결해야 완치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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