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은은 이날 한국금융연구원과 공동으로 ‘부동산 신용집중: 현황, 문제점 그리고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로 정책 컨퍼런스를 연다. 이 총재와 김 위원장, 이 원장은 마지막 순서인 ‘특별대담’에서 나란히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제·금융 수장들이 바쁜 일정을 쪼개 만난다는 것은 부동산으로의 자금 쏠림 문제를 그만큼 중요한 현안으로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내 금융기관의 자금이 부동산에 집중적으로 몰리면서 정작 투자가 필요한 신성장 산업과 혁신기업에는 충분한 자금이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 금융시장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가계의 측면에서도 높은 주택 관련 대출 비중 탓에 소비는 제약되고, 무리한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는 행렬이 이어지면서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등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돼 있다. 영혼까지 끌어다 대출을 낸다는 ‘영끌족’은 너무나 익숙한 단어가 됐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관련 대출은 2681조 6000억원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105.2%에 달한다.
구조개혁 문제를 꾸준히 제기하고 있는 이창용 총재는 특히 가계부채와 증가율을 낮추고, 부동산이 아닌 생산적인 부문에 자금이 더 공급되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그는 이번 행사 개최를 알리는 글을 통해 “지난 10여년 동안 부동산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부문에 금융 기관의 자금 공급이 집중되는 현상이 심화돼 왔다”며 “경제 규모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여전히 글로벌 최상위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가계를 비롯해 기업에 공급되는 금융 자원마저 부동산 관련 업종으로 꾸준히 흘러 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경제의 미래를 이끌어갈 신성장 산업과 혁신기업에 자금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의 금융 및 경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보다 심도 있게 논의하고 구체적인 방안까지 고민하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