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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이사 분열 뚜렷…월러 "7월 내려야" vs 데일리 "가을 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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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5.06.21 07:58:17

6월 FOMC 이후 연준 이사내 금리인하 시점 차별화
월러 "관세 인플레 크게 자극하지 않아..인하 여지 있어"
데일리 "선제적으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중책무 둘다 고려"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서 금리 인하 시점을 둘러싼 내부 분열이 뚜렷해지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실제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고 있다는 평가하면서 이르면 7월에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이 가을에 움직이는 게 더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월러 연준 이사는 20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최근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크게 자극하지 않고 있으며, 물가 상승세가 안정된 만큼 통화 완화에 나설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시장에 하방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판단되면, 기다릴 필요 없이 지금 움직여야 한다”며 “고용시장이 침체된 이후에야 인하를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월러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중 임명한 인사로, 제롬 파월 의장의 후임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7월 인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지만 월러 이사는 “이르면 다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낮출 수 있다고 본다”며 “위원회가 동의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내 생각에는 그럴 여건이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월러의 발언은 연준이 지난 18일 올해 들어 네 번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한 직후 나왔다. 하지만 올해 금리인하폭에 대해선 연준 이사간 의견 차이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에 따르면, 19명의 위원 가운데 7명은 올해 금리 동결을, 2명은 한 차례 인하를, 10명은 두차례 이상 인하(2명은 세차례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이는 연내 금리 방향성에 대한 위원들 간 불확실성이 상당함을 보여준다. 이를 고려하면 월러 이사는 연내 두차례 이상 인하를 지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TS 롬바르드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블리츠는 “월러의 발언은 연준이 실제로는 금리 인하에 가까워졌다는 솔직한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며 “다만 연준이 결단을 내릴 수 있을 만큼 명확한 경제 신호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데일리 연은 총재는 이날 CNBC에서 금리 인하 시점과 관련해 오는 7월보다는 가을에 움직이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고 밝혔다. 그녀는 “개인적으로는 가을을 더 주목하고 있다”며 “그때쯤이면 더 많은 정보가 축적돼 있을 것이고, 기업들도 그 시점을 하나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최근 3개월 연속 예상보다 낮게 나온 인플레이션 수치를 “매우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섣부른 대응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선제적으로 움직이진 않을 것이다. 우리는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블랙록의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 릭 리더는 “금리를 인하하지 말아야 한다고 보는 연준 인사가 늘어난 점이 주목할 만하다”며 “위원회 내부에 명확한 의견 차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후 기자회션에서 “앞으로 몇 달간 경제 관련 데이터가 더 나오면 이러한 의견 차이도 줄어들 것”이라며,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어떤 경로든 강한 확신을 가진 사람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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