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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예술벨트 구심점으로 새 도약…국립극단, K연극 부활 이끌 것"[만났습니다]①

김현식 기자I 2025.03.06 05:00:00

[박정희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 인터뷰]
국립극장·명동예술극장 시너지↑
민간과 협업 '픽크닉' 작품 확대
청년 아티스트 발굴·지원도 강화
연극인 대상 인문학 강의 확대
창작진 등 국제 교류에 공 들여
세계적 실력 인정받는 극단 목표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명동예술극장 가동률 증대와 국립극장과의 시너지 창출을 통해 한국 연극의 르네상스를 활짝 열겠다.”

박정희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사진=김태형 기자)
취임 2년차를 맞은 박정희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5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포부를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밝혔다.

1950년 창단한 국립극단은 이달 말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남산 국립극장으로 터를 옮긴다. 2010년 재단 법인화를 계기로 국립극장을 떠난 후 15년 만의 ‘귀환’이다. 국립극단의 이전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 중인 남산공연예술벨트 조성 사업과 궤를 같이한다.

문체부는 서울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서계동 1번지 부지에 지하 4층, 지상 10층 규모로 건립할 예정인 복합문화공간과 국립극장, 명동예술극장, 국립정동극장을 잇는 예술벨트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이 계획에서 국립극단은 남산 일대 공연창작의 구심점 역할을 맡는다. 박 단장은 “국립극단이 연극 예술 활성화를 위한 핵심적·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 정책에 발맞춰 나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다음은 박 단장과의 일문일답.

-예술벨트 구축에 따른 기대 효과가 무엇인가.

△주요 극장과 예술단체가 한 지역에 모여 있으면 효율적이고 선도적인 제작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를 계기로 더 많은 우수 공연이 관객들과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다. 예술벨트 조성으로 해외 관광객의 관심도 크게 높아지길 기대한다. 국립극장과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보려고 한다.

-올해 라인업을 보니 대극장 공연도 있다.

△올해 제작 공연 라인업 작품 중 ‘허난설헌’을 1200석 규모 대극장인 해오름극장에 올린다. 그간 국립극단은 500석 규모의 전용극장인 명동예술극장에서 주로 공연해왔다. 국립극단의 제작 작품이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것은 약 13년 만의 일이다. 국립극단 이전으로 인한 최대 이점이라 생각한다. 대극장 공연 개최는 국립극단 작품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연극계 부흥을 이끌겠다”는 야심찬 취임사가 인상적이었다. 취임 후 성과를 돌아보면?

△취임 후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30%대(2020년 기준)까지 떨어졌던 명동예술극장 가동률을 끌어올리려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지난해 가동률은 전년대비 17.9%포인트 상승한 81.2%를 기록했다. 작품 수도 1년새 19편에서 30편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가동률을 90%대로 높이는 것이 목표다. 예술벨트의 한 축인 명동예술극장의 가동률 상승은 앞으로 예술벨트 활성화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

박정희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사진=김태형 기자)
-지난해 도입한 ‘기획초청 픽(PICK)크닉’ 사업의 성과는?

△‘픽크닉’은 연극계 저변 활성화를 위해 민간극단이 제작한 우수작을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올리는 사업이다. 공연작 3편 모두 관객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매진에 가까운 높은 객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취임 후 첫 사업이 성공적이어서 자신감도 생겼다. 올해는 민간극단과의 협업을 더욱 강화해 ‘픽크닉’ 작품 수를 늘릴 계획이다.

-올해 선보일 ‘박정희표’ 사업들이 궁금하다.

△취임 때 구상했던 사업들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기려 한다. 공연화 작품 발굴을 위한 ‘창작희곡 현상 공모’, 아티스트 2명을 6개월간 집중 지원하는 ‘창작트랙 180도’, 신진 예술가와 배우를 지원하는 ‘청년교육단원’, ‘청년극단’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올해 처음 시행하는 ‘청년극단’은 지역투어를 통한 무대 경험을 쌓는데 중점을 두고 운영한다. 젊은 아티스트들에게 창작과 공연의 기회를 제공하고, 언젠가 그들이 국립극단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연극인, 관객과의 스킨십 강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건가.

△연극인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강의와 ‘예술가와의 대화’ 프로그램을 확대햐려 한다. 공연 시작 전 드라마터그나 창작진이 도슨트처럼 작품을 해설해주는 ‘공연 읽기’도 새로 도입할 계획이다.

박정희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사진=김태형 기자)
박정희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사진=김태형 기자)
-국제 교류 확대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안다.

△가장 힘을 주고 추진하는 사업 중 하나가 ‘해외 진출 및 국제 교류 레퍼토리 개발’이다. 국제교류 전문 프로듀서를 채용해 공연기획팀에 투입했고, 아시아, 유럽, 영미권 국가들과도 교류 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교류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국내 창작진과 배우들이 해외에 가서 프로덕션을 꾸리는 형태가 될 수도, 반대로 해외 창작진과 배우들이 국내에 와서 프로덕션을 꾸리는 형태가 될 수도 있다. 작품 자체를 수입·수출하는 형태도 검토 대상이다.

-국제 교류 확대에 힘을 쏟는 이유는?

△국립극단은 국내에만 머무는 우물안 개구리가 돼서는 안 된다.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는 극단이 돼야 한다. 올해 선보일 제작 공연 중 초연작인 ‘십이야’도 국제 교류를 염두에 두고 제작하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조선 시대로 배경을 옮겨놓은 작품으로, 최근 중국 쑤저우 연극제 특별 초청작에 선정됐다. 임기 동안 국제 교류 폭을 더욱 넓히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연극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국립극단’과 ‘명동예술극장’이 되게 만들겠다.

◇박 단장은…

△1958년 서울 출생 △가톨릭대 국문학과 학사 △고려대 대학원 독어독문학 석사 △극단 풍경 대표(2001~) △서울연극제 연출상(2008) △김상열 연극상(2011) △한국여성연극인협회 올빛상(2014) △한국 연출가협회 부회장(2020~2021) △‘첼로’, ‘하녀들’, ‘이영녀’, ‘헤다 가블러’, ‘꽃이다’ 등 다수 연극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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