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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가 쏘아올린 한국무용 열풍…무대는 '전석매진' 열기

장병호 기자I 2025.04.06 09:42:30

국립무용단 '미인' 4~6일 첫 선
패션쇼처럼 눈과 귀 즐거운 무대
개막 3주 전 객석점유율 99% 기록
"방송 인기에 무용 관객층도 늘어"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신윤복의 ‘미인도’처럼 가체(여성들이 머리를 꾸미기 위해 쓰던 가발)를 쓴 무용수가 은은한 조명을 받으며 우아한 몸짓을 펼친다. 보름달을 상징하는 지름 6.5m의 대형 에어벌룬이 무대 위에서 내려오고, 중독적인 전자음악이 공연장을 가득 채운다.

국립무용단 ‘미인’의 한 장면. (사진=국립극장)
지난 4~6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인 국립무용단 신작 ‘미인’은 한마디로 ‘눈과 귀가 즐거운 한국무용’ 작품이다. 공연계를 대표하는 양정웅 연출, 정보경 안무가, 장영규 음악감독, 여기에 한국 1세대 패션 스타일리스트 서영희, NCT127·에스파·아이브 등 K팝 아티스트 뮤직비디오 작업에 참여해온 아트디렉터 신호승 등 ‘어벤져스 창작진’이 참여해 한국무용의 진화를 보여준다.

국립무용단 여성 무용수 29명이 출연해 놋다리밟기, 승무, 나비춤, 강강술래, 북춤, 부채춤, 칼춤, 베가르기, 산조, 살풀이, 탈춤 등 11개 민속춤을 60분간 현대적인 감각으로 펼쳐낸다. 미니멀하고 모던한 무대와 오브제, 형형색색의 의상이 한 편의 패션쇼를 보는 듯 하다. 양정웅 연출은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허물며 한국의 미(美)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어떻게 확장될 수 있는지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개막 3주 전 객석 점유율 99%로 전석 매진을 기록해 화제가 됐다. 그동안 마니아 층을 바탕으로 공연이 매진을 기록한 적은 있지만, 개막을 한 달 앞두고 조기 매진된 경우는 이례적인 일이다.

엠넷 무용 경연 프로그램 ‘스테이지 파이터’가 한국무용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5일 해오름극장 로비에선 ‘스테이지 파이터’ 우승자인 국립무용단 출신 최호종이 공연을 관람하러 왔다 팬들의 사진 촬영 요청을 들어주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무용단 신작 ‘스피드’도 4회 공연 전 회차 매진되는 등 한국무용에 대한 관심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김종덕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은 “방송의 영향으로 한국무용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확산하면서 신규 무용 관객층도 부쩍 늘어났다”며 “연극·패션·K팝 등 다양한 분야의 최고의 예술가들이 참여한 점 또한 ‘미인’을 더 주목하게 했다”고 말했다.

국립무용단 ‘미인’의 한 장면. (사진=국립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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