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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회피처’의 실종…나이키·아디다스·룰루레몬 주가 '쓰나미'(종합)

김상윤 기자I 2025.04.04 05:08:20

의류·신발업체 생산기지 대부분 아시아에 집중
베트남·캄보디아·인도네시아·태국에 고율 관세
“단기적으로 가격 인상 외 뾰족수 없다”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의 상호관세 발표로 나이키, 아디다스, 룰루레몬 등 운동화 및 의류 제조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트럼프 행정부 1기동안 중국산 제품에 부과된 관세를 피하기 위해 생산 거점을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으로 옮겼지만, 이번 고율 상호관세가 부과되면서 직격탄을 맡고 있는 것이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나이키 주가는 14.44%, 룰루레몬 애슬레티카 주가는 9.58% 급락했다. 갭 주가는 20.32%, 언더아머 주가도 18.79% 빠졌다.

미국 장외주식시장(OTCQX)에 미국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거래되는 독일의 아디다스 주가도 10.13% 빠졌다.

이들 기업들은 생산기지를 대거 아시아 시장으로 옮겼지만, 이번 상호관세 부과로 대거 관세부담을 지게 됐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관세에 따르면 베트남산 제품에는 무려 46%의 관세가 부과되고, 캄보디아산 제품에는 49%, 인도네시아(32%)와 태 제품(36%)에도 고율의 관세가 부과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애널리스트 메리 로스 길버트는 “이제 더는 숨을 곳이 없다”며 “의류 브랜드들은 분명히 가격 인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월가 투자은행 제프리스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의류 시장에서 자국 생산 비중은 약 2.5%, 신발은 1%에 불과하다. 나이키는 신발의 약 절반, 아디다스는 약 39%를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베트남은 낮은 인건비와 숙련된 노동력, 잘 갖춰진 물류 인프라로 인해 생산기지로 각광받았고, 미중 갈등 속에서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적다는 인식에 기업들이 대거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옮겼다. 베트남은 미국 및 EU와의 자유무역협정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베트남은 지난해 440억 달러 규모의 섬유제품을 수출했고, 미국이 최대 수출국이었다.

랜달 코닉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관세 조치로 인해, 기업들이 지난 4분기 실적 발표 때 언급한 ‘피해 완화 전략’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고 지적했다.

UBS도 “사실상 모든 의류기업들이 관세 영향을 받게 됐다”며 “단기적으로는 가격 인상 외에 뾰족한 수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미소매연맹의 대관 담당 부사장 데이비드 프렌치는 “관세는 결국 미국 수입업자가 부담하게 되고, 이는 소비자에게 전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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