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068h
device:
close_button
X

"안심하긴 일러"…상호금융, 우발채무 부담 여전

김연서 기자I 2025.02.27 08:33:17

[상호금융 부실 PF 연장 편법] ②
지난해 부실 PF익스포저 규모 22조9000억원
상호금융 부실 PF 익스포져 10.9조…금융업 중 1위
연착륙 단계 아직…“상호금융 규제 강화 가능성 有”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취약 고리로 꼽히는 상호금융권(농협·신협·수협·새마을금고·산림조합 등)의 우발채무 부담이 여전한 상황이다. 상호금융권은 이에 기반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이나 프리워크아웃(사전채무조정)으로 채무조정을 권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PF 시장이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지만 불안한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표=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결과 ‘부동산 PF 유형별 현황’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말 기준 전체 PF 익스포저는 210조4000억원이다. PF 익스포져는 PF대출, 토지담보대출 등 PF성 대출에 채무보증 익스포져를 합한 수치다.

이 중 경·공매 등 정리와 신규 자금 투입을 통한 재구조화가 필요한 유의·부실우려 등급의 부실 PF익스포저는 22조9000억원이다. 전체 PF 익스포져(210조4000억원)의 10.9% 수준이다. 구체적으로는 △토지담보대출 13조5000억원(6.4%) △브릿지론 4조8000억원(2.3%) △본PF 4조6000억원(2.2%) 등이다.

금융업권별 현황에 따르면 상호금융의 부실 PF 익스포저는 10조9000억원(5.2%)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외 금융업권별 순위를 살펴보면 △2위 저축은행 4조4000억원(12.1%) △3위 증권 3조8000억원(1.8%) △4위 여전 2조7000억원(1.3%) △5위 보험 7000억원(2.1%) △6위 은행 4000억원(0.2%) 등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올해 PF 사업장에 대해 정리·재구조화 등 밀착 지도에 나선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10일 ‘2025년도 금융감독원 업무계획’을 통해 PF의 분기별 상시 평가를 안착시키고 사업장 정리·재구조화 이행 지도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국내 PF 시장이 최악의 상황에선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유의 및 부실우려 익스포져 증가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당국이 PF 사업성 평가 결과를 지속적으로 점검·관리하고, 사업성 부족 사업장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사후관리를 유도해온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부동산 PF 시장이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아직 부동산 PF 시장이 연착륙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긴 어렵다”며 “부실 PF 규모를 줄여나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마음을 놓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짚었다.

이어 서 교수는 “금융당국은 상호금융 관련 부동산 PF 규모가 늘어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기 때문에 상호금융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며 “최근 상호금융권이 NPL 자회사를 설립하면서 부실채권 매각 본격화에 나선 것도 부실 관리의 일환으로 금융업권 전체가 부실을 덜어내는 과정에서 협업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상호금융은 PF 브릿지론에 관여를 많이 했기 때문에 올해 상황이 좋지 않다”며 “부실채권 매각을 빠르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미분양 관련 혜택을 제공하고, 건설업체는 분양가를 낮추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성도 있다. 자금의 순환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부동산 PF 시장은 내년 하반기 회복기에 접어들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배너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