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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에 좌우 있나”…태극기 되찾기 나선 민주당

황병서 기자I 2025.01.27 10:00:00

계엄사태 과정서 태극기 배지 달기 시작
“극우세력 전유물로 취급…되찾아와야 한다는 생각”
野 국회의원들 SNS 통해 태극기 홍보도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의원 배지와 함께 태극기 문양의 배지를 달기 시작해 관심을 끕니다. 그간 태극기는 보수진영의 전유물처럼 사용됐던 터라 더욱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왜일까요?

(사진=연합뉴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의원들이 태극기 배지를 착용하기 위해 서로 독려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9일입니다. 이날은 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와 전체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 혐의 등 진상규명을 위한 상설특검 수사요구안 등을 의결하는 등 정국이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12·3 비상계엄을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 등을 압박하기도 부족한 시간에 민주당이 태극기 배지를 착용하는 행동(퍼포먼스)를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 뒤 열린 태극기 배지 착용 퍼포먼스 과정에서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대한민국의 헌정질서가 위기를 맞고 있어, 상징인 태극기를 착용하는 등의 행위를 통해 정체성을 확고히 해 헌정질서를 지키겠다는 것입니다.

민주당의 이러한 퍼포먼스가 단순히 정체성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였을까요. 그 이면에는 태극기란 상징성을 보수진영에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도 작용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간 태극기는 보수세력의 상징과도 여겨졌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등을 거치며 태극기는 보수세력, 촛불은 진보세력이라는 하나의 공식화된 프레임이 생겨났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과정에서는 2030세대들이 형광봉을 들며 진보세력에게는 촛불 이외에 형광봉 혹은 빛이라는 상징이 생기긴 했지만, 태극기란 상징을 손 놓고 방관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실제 민주당 내 한 국회의원은 “태극기 문양의 배지를 달기로 한 것은 지도부의 결정”이라면서 “태극기가 극우보수세력의 전유물처럼 돼 있는데, 태극기란 게 음과 양도 있고 여러 팔괘도 있고 우리나라의 오랜 세계관을 담은 상징이란 측면에서 접근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런 의미 있는 태극기를 우리가 되찾아와야 한다는 생각이었다”면서 “국회의원 배지보다 태극기 배지를 위에 달기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태극기란 상징성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민주당 홍보전략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 홍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최고위원인 전현희 의원은 본인의 SNS를 통해 태극기를 감싼 비서관 모습을 게재하며 홍보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전 의원은 해당 사진과 함께 “나는 응원봉 대신 태극기를 들었다. 저들에게서 나라를 되찾고 싶었다. 내가 되찾고 싶은 나라는 내가 태어날 때 그 모습 그대로 우리 부모님이 목숨 바쳐 지키려던 자유가 있는 민주주의다”라고 올렸습니다.

(자료=전현희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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