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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허깅페이스 17.5조원에 인수…'AI의 깃허브'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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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9.04 01: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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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두번째 규모 인수…17.5조원 베팅
AI모델 300만개 공유…이용자 1800만명
오픈모델 생태계 공략…中 AI도 견제
"개방성 유지…엔비디아 칩 사용 의무 없다"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AI 개발자들의 깃허브’로 불리는 허깅페이스(Hugging Face)를 약 130억달러에 인수한다. AI 가속기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가 개발자들이 AI 모델과 데이터를 공유하는 핵심 플랫폼까지 품으면서 하드웨어를 넘어 AI 생태계 전반으로 영향력을 넓히려는 행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혁신장관회의에서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혁신장관회의에서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엔비디아는 3일(현지시간) 뉴욕에 본사를 둔 AI 스타트업 허깅페이스를 129억3000만달러(약 17조545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엔비디아는 허깅페이스 투자자들에게 약 119억달러를 지급하고 회사에 합류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최대 10억달러 규모의 주식 기반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번 거래는 지난해 AI 반도체 스타트업 그록(Groq) 자산을 200억달러에 사들인 데 이어 엔비디아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인수다.

‘AI의 깃허브’ 허깅페이스는

허깅페이스는 개발자들이 AI 모델과 데이터셋,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올리고 내려받으며 공동 개발하는 플랫폼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깃허브(GitHub)에서 소스코드를 공유하는 것과 비슷하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현재 1800만명 이상의 개발자·연구자·창작자가 허깅페이스에서 300만개 이상의 AI 모델과 50만개 데이터셋, 100만개 애플리케이션을 공유하고 있다.

2016년 프랑스 출신 클레망 들랑그, 줄리앙 쇼몽, 토마 울프가 뉴욕에서 설립했다. 처음에는 10대를 위한 챗봇을 만들려 했지만 챗봇 자체보다 자연어처리 등 기반 기술에 개발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AI 개발 플랫폼으로 방향을 틀었다. 2023년 마지막 공개 투자 당시 기업가치는 45억달러였다. 엔비디아뿐 아니라 아마존, 구글, AMD, 세일즈포스 등 주요 기술기업들이 투자했다.

허깅페이스의 핵심은 이른바 ‘오픈 웨이트(open-weight)’ AI 생태계다. 오픈AI나 앤스로픽처럼 내부 모델을 공개하지 않고 이용료를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폐쇄형 모델과 달리 오픈 웨이트 모델은 이용자가 모델의 학습 결과물인 가중치를 내려받아 직접 실행하거나 필요에 맞게 수정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비싼 상용 AI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거나 처음부터 모델을 개발하지 않고 기존 모델을 활용해 자체 AI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허깅페이스 홈페이지 갈무리
허깅페이스 홈페이지 갈무리
엔비디아는 왜 130억달러를 베팅했나

이번 인수의 핵심은 엔비디아가 단순한 ‘AI 칩 회사’에서 AI 생태계의 플랫폼 기업으로 올라서려는 데 있다. 엔비디아는 AI 모델을 학습하고 구동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주요 고객인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등은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AI 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허깅페이스를 품으면 엔비디아는 특정 AI 기업에 칩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수많은 개발자가 모델을 개발·시험·배포하는 과정과 직접 연결된다. 로이터는 이를 통해 엔비디아가 개발자들이 어떤 모델과 도구를 사용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통찰과 데이터를 얻을 수 있고, 이를 미국과 중국의 최상위 AI 연구소들과 기술 격차를 좁히는 데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오픈AI·앤스로픽 등 폐쇄형 AI와 중국의 오픈모델 사이에서 미국 중심의 오픈 AI 생태계를 키우려는 전략적 의미도 있다. 최근 기업들은 막대한 AI 구축비용을 줄이기 위해 오픈모델 사용을 늘리고 있다. 특히 중국 딥시크(DeepSeek)와 Z.ai 등은 일부 분야에서 미국 최첨단 모델에 필적하면서도 비용이 낮은 모델을 내놓고 있다. 미국 기업과 국가들이 중국 AI 모델에 의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오픈모델은 안전과 사이버보안을 강화하고 혁신과 확산을 가속하며 기술 주권을 가능하게 한다”며 “엔비디아는 허깅페이스와 그 커뮤니티, 오픈모델의 미래를 위한 훌륭한 보금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혁신 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혁신 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인수 뒤에도 다른 회사 칩 쓸 수 있다

가장 큰 관심은 엔비디아가 허깅페이스를 자사 GPU 중심의 폐쇄적인 플랫폼으로 바꿀지 여부다. 엔비디아는 이를 명확히 부인했다.

황 CEO는 “허깅페이스는 전체 AI 생태계를 위한 개방형 플랫폼으로 남을 것”이라며 허깅페이스를 이용하기 위해 엔비디아 칩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기존처럼 개발자들이 원하는 모델과 데이터셋을 자유롭게 올리고 내려받을 수 있고 AMD나 인텔 등 다른 반도체 업체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허깅페이스의 경쟁력이 특정 기술에 종속되지 않는 개방성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허깅페이스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들랑그가 먼저 올여름 황 CEO에게 인수를 제안했다. 그는 오픈소스 AI가 전환점에 도달하면서 “더 많은 자원과 규모, 가시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엔비디아가 허깅페이스의 “완벽한 보금자리”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허깅페이스의 인프라와 플랫폼 규모를 확대하고 전 세계 개발자와 기관의 AI 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황 CEO는 “함께 허깅페이스 플랫폼을 확장하고 인프라를 강화해 전 세계 개발자와 기관의 AI 접근성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수는 엔비디아가 최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AI 생태계 투자와도 맞물린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미국 AI 스타트업 풀사이드(Poolside)와 60억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 말에는 그록 자산 대부분을 약 200억달러에 인수했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반도체 기업이 막대한 현금력을 활용해 GPU에서 모델, 소프트웨어, 개발자 플랫폼까지 AI 산업의 더 넓은 영역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엔비디아 로고 (사진=AFP)
엔비디아 로고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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