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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M 파워’가 이끈 K뷰티…"브랜드전략 변해야 지속 가능"

김정유 기자I 2025.01.17 05:50:00

[K뷰티 명과 암]①
K뷰티 작년 수출액 102억달러 ‘역대 최대’
최고수준 ODM 인프라, K뷰티 수출 원동력
수출 키웠지만 중저가 중심 전략은 한계
프레스티지 브랜드 육성 본격화할 시점

[이데일리 김정유 경계영 기자] ‘K뷰티’가 지난해 역대 최대의 100억달러 수출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도 글로벌 진격을 이어갈 전망이다. 탄탄한 연구·개발·생산(ODM) 인프라가 중소 브랜드들의 창의성 있는 제품화를 뒷받침하며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 같은 수출 성장의 이면엔 분명한 한계도 포착된다. 대부분 30달러 이하 중저가 제품들이 판매되는만큼 향후 K뷰티의 이미지 고착화가 우려되는데다, 강점인 ‘새로움’을 이어가지 못한다면 바로 도태될 가능성도 있어서다. K뷰티만의 ‘프레스티지’(고급) 브랜드 육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스맥스(192820)는 올해 색조화장품을 주로 생산하는 평택2공장의 생산 능력을 약 30% 늘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기존 5000만개였던 월간 생산 능력은 7000만개로 늘어나게 됐다. 이는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K뷰티 수출 주문량을 맞추기 위한 선제 조치다.

지난해 K뷰티 수출액은 102억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종전 최대치였던 2021년 92억달러보다 10.9% 증가한 규모다. 12년 전 10억 7000만달러 수준에서 10배나 성장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 같은 K뷰티 성공 배경엔 중소 브랜드들의 창의적인 기획력과 더불어 세계 최고 수준의 ODM 경쟁력이 자리 잡고 있다.

코스맥스 등 국내 뷰티 ODM사들은 제품 양산까지 걸리는 시간이 약 한 달이면 가능할 정도로 빠른데다 소량 제품화도 가능하다. 중소 뷰티 브랜드가 제품을 생산하는 진입장벽을 대거 낮춘 셈이다. 여기에 새로움과 트렌드로 무장한 중소 브랜드의 기획력이 결합해 수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수출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K뷰티이지만 업계 일각에선 걱정 어린 시선도 보내고 있다. 현재 수출 시장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대부분 30달러 이하 가격대인데, 자칫 K뷰티가 중저가 이미지로만 고착될 수 있어서다. 향후 잠재력 있는 저가 중국 뷰티업체들이 나온다면 경쟁력을 장담할 수 없다.

또한 K뷰티의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선 흥미 위주의 마케팅 전략에만 의존하는 게 아닌, 프레스티지 브랜드 육성을 본격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융합대학원장은 “화장품 수출 100억달러는 화장품 기업 스스로의 노력으로 일궈낸 대단한 성과”라면서도 “기업은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으로 중국 등 후발주자보다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정부는 중소 업체의 기술 개발, 해외 진출 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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