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화재' 용산 한글박물관, 소장 유물 전부 옮긴다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국립한글박물관이 1일 발생한 화재 사고와 관련해 소장 유물 전부를 다른 박물관으로 옮기기로 했다.

1일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 옥상에서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사진=뉴시스).

서울 용산구에 있는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과 관련한 문헌 자료 등 약 8만9000점을 소장·관리하고 있다. 이 중 ‘정조 한글어찰첩’, ‘청구영언’ 등 9건이 보물로 지정돼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이번 화재가 발생한 뒤 주요 유물 중 257점을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로 먼저 옮겼다. 나머지 유물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으로 분산해 옮길 예정이다.

국립한글박물관 관계자는 2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관리하고자 유물을 모두 임시로 옮기기로 결정했다”며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한 뒤 전문 업체를 선정해 유물을 옮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지난해 10월부터 증축 공사를 위해 휴관 중인 상태다. 이 가운데 1일 오전 발생한 화재는 약 7시간 만에 완전히 진화됐다. 불은 박물관 3층에서 시작돼 4층으로 번졌다. 이 불로 문화유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소방대원 1명이 다쳤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한편 이번 화재로 오는 10월로 예정돼 있던 국립한글박물관 재개관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국립한글박물관 관계자는 “구조 안전 점검을 마친 이후 판단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