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주자인 엔비디아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하면서, 엔비디아를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도 주목받고 있다. AI의 폭발적인 수요가 수치로 드러나면서 다시 AI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이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특히 최근 차익 실현 매물을 한번 털어낸 엔비디아가 다시 상승 흐름을 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엔비디아가 투자한 기업이나 협력업체에도 시선이 쏠리는 모습이다.
우려 씻은 엔비디아 실적…엔비디아 담은 ETF는?
22일 코스콤 ETF 체크와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를 담은 ETF는 ‘KODEX미국반도체MV’, ‘KOSEF글로벌AI반도체’, ‘ACE글로벌반도체TOP4Plus SOLACTIVE’, ‘TIMEFOLIO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 등이다. 단순 수치로만 봤을 때 엔비디아를 가장 많이 담고 있는 ETF는 ‘ACE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로 엔비디아를 30.07% 담고 있고, ‘KODEX미국반도체MV’는 엔비디아가 23.25%의 비중을 차지한다. ‘KOSEF글로벌AI반도체’와 ‘ACE글로벌반도체TOP4Plus SOLACTIVE’. ‘TIMEFOLIO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는 각각 22.14%, 21.86%, 19.90%의 비중이 엔비디아로 구성돼 있다.
앞서 엔비디아는 21일(현지시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회계연도 기준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을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4분기 221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주당순이익(EPS)은 5.15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기대치인 매출액과 EPS 각각 206억2000만달러, 4.64달러를 웃돈 수치다.
실적 발표 이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기업용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애플리케이션, 그리고 자동차, 금융 서비스, 의료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강력한 수요가 발생했다”며 “생성형 AI가 티핑 포인트(작은 변화들이 축적되다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기)에 도달했다. 전 세계적으로 기업, 산업, 국가 전반에 걸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AI 기업 글로벌 시장 주도 전망”…‘넥스트 엔비디아’도 주목
실적 호조로 그간 AI의 성장 방향성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것이 증권업계 시각이다. 특히 엔비디아는 올해 1분기에는 월가 전망치인 221억7000만달러를 웃도는 24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며 올해 분위기도 밝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21일(현지시간) 정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2.85% 하락한 674.72달러에 거래를 마쳤지만, 실적과 향후 전망치가 발표된 이후 애프터 마켓에서 9% 급등하며 단숨에 730달러 선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이날 국내 시장에서 엔비디아를 담은 국내 상장 ETF의 수익률도 오름세를 보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반도체 기업들이 장외시장에서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해당 가격들이 반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ACE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 ‘KODEX미국반도체MV’, ‘KOSEF글로벌AI반도체’ 등 엔비디아를 담은 ETF 대부분은 이날만 각각 3~4%대 상승률을 보였다.
엔비디아의 협력업체인 슈퍼마이크로컴퓨터와 ‘넥스트 엔비디아’로 떠오른 ARM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들 기업이 최근 엔비디아의 상승 흐름을 따라가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이달 들어(2월1~21일) 약 55% 폭등했고, ARM도 약 91% 상승했다. 이날 기준 국내 상장 ETF 중 슈퍼마이크로컴퓨터와 ARM의 비중을 가장 많이 담고 있는 ETF는 ‘TIMEFOLIO 글로벌AI 인공지능 액티브’로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5.25%, ARM은 4.73% 비중으로 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AI 기업들이 다시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성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차익 실현 흐름이 나타났지만, 이 같은 우려를 완화하는 강한 실적 결과를 냈다”며 “AI에 대한 수요가 다시 한번 확인되며 AI 관련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리더십도 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