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생선가게를 운영 중인 최모(75)씨는 한숨을 푹푹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고깃집은 그래도 사람들이 좀 가는 것 같다”면서도 “생선이나 들기름 같은 건 필수재료가 아니라고 생각해서인지 잘 안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새해 설 대목을 맞았지만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물가로 소비심리마저 얼어붙어 전통시장은 주말에도 한산하기만 했다. 시장 상인들은 “손님이 없다”고 푸념했고 소비자들은 “물가가 너무 올라 먹는 양을 줄여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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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이용자층이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고연령층이 많은데도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할인율만 상향해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류 상품권의 부정사용을 막겠다는 취지지만 여전히 현장과의 괴리가 나타나는 대목이다. 하필이면 이 시점에 플랫폼 사업자 전환에 따른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선물하기 기능 중단이 계속된 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황진주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장기적인 저성장과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정치적 이슈에 따른 불안감이 더해지며 소비자들이 지출을 더 줄이고 있는 것”이라면서 “연말 크리스마스, 설 등 다양한 특수 시기를 놓쳐버렸기 때문에 소비는 쉽게 살아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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