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5주년을 맞은 1세대 핀테크 기업 핑거의 박민수 부회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본사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3분기말 기준)의 약 80%를 풀뱅킹과 금융포탈, 오픈뱅킹, 글로벌뱅킹 등을 포함하는 플랫폼 사업에서 올릴 만큼 핀테크 플랫폼과 솔루션 분야에서는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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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부회장은 “외국은 이미 금융서비스가 모두 SaaS화 돼있다”며 “핵심 기능을 제외한 나머지 부가서비스들은 결국 클라우드 기반의 SaaS 체계로 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들을 위한 클라우드 ERP 파로스도 점차 중소기업 필수 비즈니스웨어로 성장하고 있다. 파로스는 회계처리 자동화와 인사급여, 금융관리, 세금신고 등을 통합관리하는 서비스로 작년 2월 선보였다. 초기 무료 서비스를 제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고 업계 최초로 거래처 신용정보를 제공해 화제가 됐다.
핑거는 올해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대부분 기업간 거래방식(B2B)에서 벗어나 직접 서비스로 확대하는 것들이다. 대표적인 것이 페이먼트 사업으로, ‘인류의 모든 불편을 해소하고 핀테크로 경이로운 세상을 만든다’는 모토의 연장선이다. 핑거가 소액 해외송금을 시작하고 최초로 송금수수료를 5000원에 선보였던 것처럼 소상공인이나 개인들의 경제적 이익을 조금이라도 높여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다.
박 부회장은 “우리의 페이먼트 서비스 대상은 개인, 소상공인, 중소기업일 수도 있다”며 “자신의 권리와 이익이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침해되는 과정에서 불편이나 고통을 받고 있다. 이를 해소하고 조금이라도 윤택해지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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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부회장은 “STO는 기업이나 개인이 보유한 지적재산뿐만 아니라 부동산, 명품, 항공기, 자동차까지 유동화가 가능하다”며 “이를 통해 기업들은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창출하고, 자본 조달 방식을 혁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회 전반에서 부의 확산과 경제적 성장의 기회를 더욱 넓힐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핑거가 공들이고 있는 또 하나의 사업은 바로 기후테크다. 지난 1월 라오스 에너지광산부 산하 에너지광산연구소(RIEM) 및 청정에너지 연구 전문기업 CTE Lao와 ‘라오스 내 청정에너지 개발 및 탄소크레딧 상업화를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태양광 발전 파일럿 프로젝트부터 시작하는데 박 부회장은 이번 달에도 해당 사업을 위해 라오스를 방문했다.
박 부회장은 “라오스는 전기가 남지만 지형에 따라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태양광 발전 설비를 여러 형태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개발 국가에서 남는 탄소 감축분을 거래해 한국의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핑거는 코스닥 상장 이듬해인 2022년부터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실적 부진을 겪었다. 지난 2021년 약 948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2022년에는 901억원, 2023년 831억원, 2024년 717억원 등 지속 감소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영업손실 4억 7041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박 부회장은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올해는 대폭 개선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그는 “현재 계약건 만으로도 지난해 매출액을 넘어선다”며 “이후 추가적인 사업을 포함하면 1000억 매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박 부회장은 핑거의 조직 문화를 미래지향적인 사업모델로 구축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개인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조직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사내 벤처 활성화를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실제 비즈니스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핑거의 자회사는 모두 사내 벤처로 출발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수평적 직급 체제와 해외연수 등도 혁신적인 기업 문화를 형성해 직원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그의 노력이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핑거는 업계에서 이직률이 낮고 재입사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부회장은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 1조원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혁신과 성장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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