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으로 인한 불확실성 완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완화 정책 기조 지속, 무역분쟁 완화 예상 등으로 인해 달러 약세를 내다보고 있다. 내년까지 해외 투자를 고려한다면 환 헤지 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문가들은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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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이하 동일 기준) 50개의 북미 주식형 운용 펀드에는 최근 3개월 사이 335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조2898억원이 빠져나가고, 해외 주식형 펀드에 550억원이 흘러 들어갔다. 공모 펀드 시장이 전반적으로 정체됐음에도 미국 증시가 우상향할 것이란 투자자들의 기대가 컸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동일한 상품이어도 환 헤지 여부가 수익률을 판가름하고 있다. 환헤지를 한 ‘KB미국대표성장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H) A’의 수익률은 최근 3개월 5.65%의 수익률을 올린 반면 환헤지를 하지 않은 ‘KB미국대표성장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UH) A’ 수익률은 0.15%로 집계됐다. 둘 다 미국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KB 미국 대표성장주 증권 모투자신탁(주식)’를 모(母)펀드로 하지만 환 전략으로 인해 5.50%포인트차가 난 것이다.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펀드’도 환헤지한 ‘C-F’ 클래스와 환 노출한 ‘A’ 클래스의 3개월 수익률은 각각 6.47%, 0.83%로 5%포인트 넘는 차이를 보였다.
◇ 최근 3개월 원달러 5.8%↓…“달러 약세 전망 우위”
이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1110원까지 떨어지는 등 계속 하락한 탓이다. 달러가 강세일 때는 환노출 상품이 더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해당 펀드가 달러로 수익을 내도 원화 가치가 강세일 때 환매하거나 만기를 만나면 원화로 환산돼 투자자가 쥐는 몫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극에 달했던 지난 3월 19일 1285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8월 들어 1200원 아래로 내려왔다. 최근 3개월 사이 5.82% 하락했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달러 약세 기조로 내년 상반기까지 원화 가치 상승을 내다봤다. 그는 “바이든 당선을 통해 무역분쟁으로 인한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 완화, 좀 더 공격적인 부양책 예상 등 크게 증가한 통화량과 대규모 재정이 달러 약세를 지지할 것”이라면서 “코로나19로 타격이 컸던 유로존 경기가 기저효과 이연을 보여주면서 전 달러 가치는 상대적으로 유로화 대비 약세 흐름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화 강세로 인해 환 전략을 넘어 개인 해외 투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개인들의 고민은 ‘계속 해외투자를 할 것인가, 해외투자를 줄이고 한국 주식에 투자할 것인가’가 될 것”이라면서 “올해 개인들이 해외에도 상당 금액 투자한 만큼 달러화 약세 환경으로 인해 개인 자금이 한국 증시로 귀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