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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기동화력·방공망·무인화 강점…중동 '모래바람' 일으킨다

김관용 기자I 2025.02.19 05:30:00

중동·아프리카 최대 UAE 국제방위산업전 개최
전시장 규모·참가기업·전시 수준 등 ''압도적''
UAE 등 중동지역 무기 수요 급증, 방산 큰손 실감
국내 방위산업체 총출동, K방산 우수성 세일즈
軍도 UAE와 연합훈련, 국산무기 홍보 측면 지원

[아부다비(UAE)=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세계 여러 나라의 방위산업전시회를 다녀봤지만, 아랍에미리트(UAE)의 국제방위산업전(IDEX) 규모는 압도적이었다. 전시장 크기도 그렇고 참가 업체들의 면면도 그랬다. IDEX 전시장은 아부다비 국제전시센터(ADNEC) 내 13만3000㎡(4만232평) 공간에 조성됐다. 국내 최대 전시장인 일산 킨텍스 전시면적이 11만㎡가 채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짐작할 수 있다.

14개의 전시홀(Hall)과 하나의 외부 전시홀로 구성됐는데, 2개 홀 정도만 엣지(Edge) 그룹과 인터내셔날 골든그룹(IGG) 등 UAE 업체들이 차지했을 뿐이다. 나머지는 세계 유수의 방산업체들로 채워졌다. 국내 업체 중 가장 큰 규모로 참가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은 역대 최대 규모로 통합 부스를 꾸렸지만, 그만한 크기로 부스를 꾸린 회사는 얼추 50개는 넘어보였다.

아부다비 국제전시센터에서 열린 UAE 국제방위산업전(IDEX 2025)의 17일(현지시각) 개막 첫 날 참관객들이 전시장을 들어오고 있다. (사진=김관용 기자)
행사 수준도 목업이나 모형이 아니라 실제 장비들이 전시돼 위용을 과시했다. 개막 첫날인 17일(현지시간) 행사 2시간 전인 오전 7시부터 ADNEC는 전시장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여기저기서 다양한 언어들이 들렸다. ‘오일머니’를 앞세운 중동·아프리카 지역 최대 방산전시회라는걸 실감했다.

◇중동 정세 불안 지속…군 현대화 사업 추진

실제로 UAE는 세계 무기시장의 ‘큰 손’이다. 이란 및 역내 무장세력과의 분쟁 위험으로 매년 국방비 지출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UAE의 지난 2024년 국방비는 244억 달러(약 35조2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병력 규모가 6만5000여명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수가 무기 관련 비용이라는 얘기다.

UAE는 예멘 내전 장기화와 후티반군 분쟁, 인접국인 사우디·이란과의 지정학적·종교적 긴장감 등으로 안보 상황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예멘 내전의 교훈을 바탕으로 탄도미사일 등 각종 공중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무기와 전차·장갑차, 중거리 대전차 미사일, 소총 및 탄약 등의 도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드론 및 무인기, 드론방어시스템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지난 2021년 사우디아라비아는 라스타누라의 유류 저장소에 드론 공격을 받았다. 지난 2019년에는 예멘 반군이 드론을 이용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시설 2곳을 공격한 사례도 있었다.

또 후티반군의 대함미사일 공격에 대응해 UAE 해군 역시 보다 강력한 대응책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후티반군은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하마스 지원 명목으로 홍해를 지나는 외국 선박들을 위협하고 이스라엘 등을 겨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해왔다. 후티 반군은 최근 가자지구 휴전이 발표된 후 선박과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중단했지만, 가자지구 휴전이 취소되면 공격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여전히 중동 정세는 위태롭다.

UAE 국제방위산업전(IDEX 2025)에서 UAE 방위산업체인 엣지(Edge) 그룹이 대형 부스를 꾸려 실물 무인기 등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김관용 기자)
UAE 국제방위산업전(IDEX 2025)에서 UAE 방위산업체인 인터내셔날 골든그룹(IGG)이 기동장비 등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김관용 기자)
이에 따라 UAE는 최근 5년 평균 전 세계 무기수입국 9위를 기록할 정도로 무기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발표한 최근 5년(2019~2023년)의 방산 수출입 점유율 통계를 보면 글로벌 톱 20대 무기 수입국 중 7개국이 UAE 등 중동 국가다.

UAE의 군사 활동 목표는 △이란의 군사위협에 대한 방어 △극단주의 테러조직에 대한 대응 △자주국방 달성 등이다. 특히 최근의 방산 관련 동향은 대부분의 무기체계 조달에 있어 국내 개발보다는 해외 구매에 의존했던 과거 정책을 개선하고, 완제품 도입보다 해외 기업과의 공동생산, 합작회사 설립, 기술이전 등을 통해 국내 방산 역량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더불어 우주, 사이버보안, 양자기술 등 미래혁신기술 분야 연구역량 강화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세계 방위산업 시장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국가라는 얘기다.

◇차별화 솔루션으로 연 40조원 중동 시장 공략

이에 따라 연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UAE 등 중동 지역은 우리 방산기업들에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한민국과 UAE가 지난 2023년 1월 정상회담에서 전략적 방위산업 협력을 약속한 이유다. 게다가 UAE는 한국과 2006년 ‘군사협력에 관한 협정’을 체결한 후 오랫동안 군사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국가방위군의 전력 전체를 현대화하는 대규모 사업에 우리 방산업체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사업을 구체화 하고 있다. 앞서 FA-50 경전투기와 천궁-II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M-SAM), 소형전술차량 등이 중동 지역에 수출돼 방산 협력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UAE 국제방위산업전(IDEX 2025)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이 장거리 지대공 요격체계(L-SAM)와 다기능레이다(MFR) 등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한화)
국내 방산업계는 이번 전시회에 대규모로 참가해 K-방산의 우수성을 적극 홍보했다.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장거리 지대공 요격체계인 ‘L-SAM’을 포함해 다양한 요격 고도에 대응할 수 있는 무기들을 선보이며 경쟁 기업들과 차별화 했다. 현대전의 핵심인 안티드론 시스템까지 제공하는 다층 방공망 솔루션을 제안한 것이다. 사막 환경에 최적화 한 K9자주포와 K2전차, 보병전투장갑차, 차륜형장갑차 등 기동·화력 장비들을 선보이며 UAE 등의 군 현대화 사업을 공략했다. 무인수상정(USV)을 비롯한 무인체계와 지·해·공 영역에서의 다양한 유무인복합전투체계를 통해 미래 비전도 제시했다.

이번 IDEX 전시회에 맞춰 우리 군도 UAE군과 합동훈련을 하며 방산 세일즈를 지원했다. 지난해 10월 카타르와 현지 훈련장에서 K-무기체계를 활용한 연합훈련을 시행한 우리 군은 올해에는 UAE에서 육군, 해군, 해병대 합동전력이 참가하는 연합훈련을 진행했다. 육군은 K2전차와 K9자주포 등 장비 14대와 중대급 병력을, 해군은 상륙함인 천자봉함 1척, 해병대는 소대급 병력을 UAE에 파견해 우리 무기체계에 대한 홍보 효과 배가가 예상된다.

행사장에서 만난 한 방위산업체 관계자는 “중동 방산시장은 전체 수입액의 60% 이상을 미국이 차지하고 있는데,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국내 방산기업들은 최근 개발한 한국형 무기 체계로 중동지역의 무기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파고드는 한편, K-무기체계의 우수성을 홍보함으로써 방산 수출 확대 등 국익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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