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장세 속 ‘버퍼 ETF’ 주목...채권 대안으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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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6.03.13 03:06:08

옵션 활용해 주가 하락 손실 일부 방어
상승 수익 제한하는 대신 변동성 완화
채권 헤지 기능 약화 속 자금 유입 확대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중동 전쟁 여파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가 하락 손실을 일정 수준 제한하는 ‘버퍼 ETF(Buffer ETF)’가 채권을 대체할 투자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월가에서는 최근 채권이 주식 하락을 완충하는 전통적인 헤지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정해진 결과(defined-outcome) ETF’로 불리는 버퍼 ETF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버퍼 ETF는 옵션 전략을 활용해 주가 하락 손실을 일정 범위에서 방어하는 대신 상승 수익도 제한하는 구조의 상장지수펀드다.

최근 이란 전쟁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이들 상품은 비교적 안정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운용 규모 약 86억달러로 가장 큰 버퍼 ETF인 FT 베스트 래더드 버퍼 ETF는 3월 들어 약 1.4% 하락해 같은 기간 2.7% 떨어진 S&P500 지수보다 낙폭이 작았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약 30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월가에서는 최근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하락하는 사례가 늘면서 채권의 안전자산 역할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2년 금리 급등기다. 당시 금리 상승으로 주식과 국채가 함께 하락하면서 채권을 헤지 수단으로 활용했던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

버퍼 ETF는 예금처럼 원금을 보장하는 상품은 아니다. 대신 옵션을 활용해 투자자의 손익 구조를 일정 범위에서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반적으로 자산운용사는 주가지수에 투자하면서 하락 위험을 줄이기 위한 풋옵션을 매수하고, 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상승 수익 일부를 포기하는 콜옵션 매도 전략을 함께 사용한다.

예를 들어 ‘하락 10% 방어, 상승 15% 제한’ 같은 구조가 설정되면 시장이 5% 하락할 때는 손실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20% 급락해도 투자자 손실은 약 10% 수준으로 제한된다. 반면 시장이 크게 상승하더라도 수익은 일정 수준에서 제한된다.

즉 상승 잠재력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하락 위험을 줄이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투자자는 일정 기간 적용되는 손실 방어 범위와 수익 상한을 미리 확인할 수 있어 대략적인 손익 범위를 예측할 수 있다.

버퍼 ETF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관련 자산 규모는 2017년 약 2억달러에서 현재 약 800억달러 규모로 확대됐다.

금융회사들도 시장 확대에 베팅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버퍼 ETF 선구자 업체인 이노베이터 캐피털 매니지먼트를 약 20억달러에 인수했다.

브루스 본드 이노베이터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지난 10~15년 동안 시장이 크게 흔들릴 때 채권도 함께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버퍼 ETF의 장점은 투자 결과의 범위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버퍼 ETF는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기관 투자자 사이에서도 활용이 늘고 있다. 코네티컷대 기금은 위험 관리 전략의 일환으로 헤지펀드 대신 버퍼 ETF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 국채의 안전자산 역할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2024년 여름 경기 둔화 우려로 주식이 하락했을 때는 미 국채 가격이 상승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채권의 헤지 기능이 과거보다 불안정해지면서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관리하기 위한 대안으로 버퍼 ETF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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