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사 대표는 “친환경 원료에 특허받은 자체 기술까지 적용했기에 제품 가격을 양보할 수 없었다”며 “K뷰티는 중저가 가성비 제품만 있는 게 아닌데도 해외에서 중저가 제품 위주로 판매하고 있어 저가 이미지로 굳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K뷰티가 지난해 수출 10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새 역사를 쓰고 있지만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저가 제품만 잘 팔리는 ‘불편한 진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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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미국, 일본 등에서 잘 나가는 제품을 보면 대중소비자가 접근 가능한 중저 가격대가 많다. 미국 최대 이커머스 아마존 판매 상위권에 올라 있는 제품은 △선크림 분야 ‘조선미녀’(50㎖·20달러) △파운데이션 분야 ‘티르티르’(18g·25달러) △폼클렌징 분야 ‘아누아’(150㎖·13달러) △립마스크 분야 ‘라네즈’(20g·24달러) 등이 있다. 대부분 30달러 아래다.
인디 브랜드가 선두에 서서 K뷰티를 이끄는 동안 과거 중국에 없어서 못 팔던 프레스티지(고급)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090430)의 ‘설화수’와 LG생활건강(051900)의 ‘더후’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한방 화장품 자체가 서구권엔 익숙하지 않기도 하지만 프레스티지 브랜드의 경우 아직 K뷰티 충성도가 강해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한 화장품업체 관계자는 “지금 해외 소비자에게 K뷰티는 ‘새롭고 신기한 것’ ‘기존에 없던 제형이나 원료를 적용한 트렌디함’ 등과 같은 이미지”라며 “인디 브랜드로선 독특한 걸 끊임없이 보여줘 소비자의 흥미를 끌어야 하는 게 과제일 것”이라고 봤다.
실제 브랜드 가히를 전개하는 코리아테크의 매출액은 2021년 2513억원에서 2023년 943억원으로 2년새 62% 급감했다. 가히는 국내에 멀티밤 신드롬을 일으켰지만 이를 이을 만한 후속작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흥미 위주로 간다면 K뷰티가 한때의 유행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K뷰티가 궁극적으로 성공할지는 대표 제품뿐 아니라 브랜드가 같이 현지에 안착하고, 프레스티지 브랜드까지 자리 잡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충성도 높은 프레스티지 브랜드를 키우는 데 장기간이 걸린다”며 “K뷰티는 이미 매스 브랜드로 낮아진 문턱을 넘었고 프레스티지 브랜드까지 성장시킬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